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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을 가다 32 - 무의도와 실미도

 무의도는 인천시 중구에 속한 섬으로, 용유도와 무의도를 연결한 무의대교가 2020년 준공돼 차를 타고 직접 갈 수 있다. ‘무의(舞衣)’란 섬 전체의 모양이 관복을 입고 춤추고 있는 장군의 모습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으로 소무의도, 실미도, 해녀도, 상엽도 등의 부속 섬을 거느리고 있어 큰무리섬이라고도 했다.

 

섬 전체는 대부분 산지이며 소나무와 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소무의도는 마을버스를 타고 대무의도 남쪽에 있는 광명항까지 이동한 뒤 연도교를 따라 걸어갈 수 있다.

                                    
소무의도에는 섬 주변을 따라 아기자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바다누리길’이 마련돼 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주민들의 풍어와 안전을 기원했던 부처깨미, 흰 조개껍질과 몽돌로 이뤄진 몽여해수욕장,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즐겼다는 명사해변, 분재처럼 아담하고 아름다운 해송들이 자생하고 있는 안산기슭, 해녀도와 팔미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안산 정상의 부근에 설치된 전망대 등을 만날 수 있다.
 


무의도의 해수욕장은 주로 서쪽해안에 발달된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해수욕장이 대표적이다. ‘하나개’란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으로 무의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다. 고운 모래가 깔린 갯벌과 시원한 바다가 어우러진 이곳은 무의대교에서 승용차로 약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바닷가에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칼잡이 오수정’의 촬영세트장과 안내간판이 설치돼 있다. 또 하나개해수욕장 남쪽해안을 물때에 관계없이 산책할 수 있는 데크가 준공돼 이 일대에 노출돼 있는 암석과 풍경을 볼 수 있다.


하나개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을 멀리서 보면 붉게 보이는데 그 이유는 무의도를 구성하고 있는 화강암에 붉은색을 띤 정장석이라는 광물이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모래에도 정장석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


무의도는 서해의 알프스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등산로가 남북방향으로 잘 조성돼 있고, 맑은 날 등산로에서 바라보면 서해의 많은 섬들이 만들어낸 풍경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국사봉과 호룡곡산에서 북서쪽을 바라보면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도, 남쪽으로는 소무의도와 대무의도를 연결한 아치형 소무의 연도교와 우리나라 최초등대가 있는 팔미도, 북동쪽으로는 인천공항과 인천대교, 북쪽으로는 장봉·신·시·모도와 강화도 마니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실미도는 무의도 북서부의 실미해수욕장 맞은편의 무인섬으로, 실미도 들어가는 길은 간조 시각 전후 2시간 정도만 노출되기 때문에 방문할 날 간조 시각을 미리 알고 가야 한다.

 

실미도에 도착해 남쪽해안을 따라 10여분 걷다가 산속에 나 있는 오솔길로 이어진 조그만 야산을 넘으면 서쪽해안의 작은 모래사장에 도착하는데 이곳이 바로 실미도 사건의 주역인 북파대원(684부대)들이 특수 훈련을 받던 훈련장이다. 주변 산기슭에는 지금도 부대원들이 주둔했던 막사 흔적과 우물 등이 발견된다.


실미도는 1968년 1월21일 북한의 무장 게릴라(김신조 일당)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서울 세검정고개까지 침투했던 사태 이후 대북 강경대응 방침으로 창설한 북파부대원들이 3년 동안 가혹한 훈련을 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684부대란 별칭은 1968년 4월에 이 부대가 창설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혹독한 훈련과 열악한 보급, 보수 미지급에 불만을 가진 부대원들이 1971년 8월23일 실미도를 탈출해 인천에 상륙, 버스를 빼앗아 서울로 진입했다가 자폭한 비극적인 일이 바로 실미도 사건이다. 사건 뒤에도 실미도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파부대원들의 실상을 다룬 백동호의 소설 ‘실미도’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실미도가 2003년 개봉됨에 따라 세간의 이목을 받으면서 실미도 영화 촬영 장소와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실미도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은 중생대 쥐라기에 생성된 적자색 화강암이다. 해안가에 노출된 화강암들은 오랫 동안 파도와 바닷바람을 받아 매우 다양한 형태로, 그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특히 실미도 북쪽해안에 노출된 암석에는 지각변동을 받아 깨어져 형성된 절리가 많고, 절리를 따라 암석이 주로 풍화와 침식을 받아 생긴 해식동굴, 풍화 침식의 결과 돌탑을 쌓아 놓은 것 같이 보이는 토르, 바닷물의 염풍화작용으로 벌집모양처럼 구멍이 뚫린 타포니 구조(풍화혈)을 관찰할 수 있다. / 김기룡·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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