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득표율 1위로 본선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굳히기에 성공할지, 나경원, 주호영 후보 등 중진들이 막판 역전극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매일경제와 MBN의 의뢰로 지난 1일과 2일 실시한 조사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46.7%로 집계됐다. 2위인 나경원 전 의원은 16.8%, 3위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6.7%에 머물렀다.
또 이 전 최고위원은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3위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공표한 6월 첫째 주 여론조사에서 '다음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3%를 기록해 이재명 경기지사(24%), 윤석열 전 검찰총장(2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5%)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파란은 기성 정치인에 대한 염증과 맞물려 보수정당의 파격적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이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지지로 고스란히 투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기성 정치권에 대해 변화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그걸 인물이 담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준석 현상'은 다른 목소리를 계속 내는 것에 대해 국민이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이 전 최고위원의 ‘경험`경륜 부족‘을 지적하는 중진 후보들의 견제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 후보는 지난 5일 부산 진을, 수영 당원협의회를 잇달아 방문한 자리에서 "에베레스트산 원정대장을 뒷동네 산만 다닌 사람을 시켜서 되겠나"라며 원내 경험이 없는 이준석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주호영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유승민이랑 너무 친하고 안철수와는 너무 사이가 안 좋다"며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매일 시비가 나고 싸우게 될 것"이라고 이준석 후보를 직격했다.
주말에 제주와 부산을 찾은 나경원 후보도 ’야권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준석 후보에 대한 견제를 이어갔다.
나 후보는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안고 오지 못하는 당대표가 당선됐을 경우에는 굉장히 내년 대선이 어려워진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다른 중진 후보들도 대선을 지휘해야하는 당대표라는 점을 들어 이 후보를 저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치적인 경험과 경륜이 많은 중진이 당권을 잡는 게 내년 대선에서 당에 이득이라는 것이다.
이에 중진 후보들은 전체 투표의 70%를 차지하는 ’당심‘에서 결국 판가름이 날 것이라며 역전을 벼르고 있다.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당대회처럼 승부는 결국 당원 투표에서 갈린다는 것이다. 당시 오세훈 후보가 국민여론조사에서 과반 득표했지만, 70% 비율의 당원 투표에서 선전한 황교안 후보가 당권을 거머쥐었다.
나경원 후보 측 관계자는 "실제 투표권이 있는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하면 일반 여론조사와 차이가 있다"며 "당심은 안정적 리더십을 통한 정권교체를 내세운 나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후보 측도 "아직 TV토론이 3차례 남았다. 가장 짧은 시간에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 후보가 누구인지 계속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