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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칼럼]민주당은 정정당당하게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1.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에 당선되었다. 한나라당과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을 거쳐 국민의힘으로 이름을 바꾸는 동안 당 권력을 좌지우지하던 올드보이 (혹은 올드걸)들이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 한국 정치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드라마가, 그것도 극우의 본산이라 불리는 정당의 안방에서 펼쳐진 것이다.

 

그를 당 대표 자리까지 밀어올린 가장 강력한 에너지가 무엇인가.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거의 유일하게’ 젊고 변화지향적인 이미지를 지닌 인물이기 때문이다(변화의 방향성이 옳고 그른 것과는 별개로).

 

진보와 보수 정당 모두에서 이념적 명료성과 특히 기간당원 육성시스템이 전무한 것이 해방 이후 정치사였다. 정당의 뿌리가 취약하고 지속가능의 구조틀 자체가 부재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빈약한 정당정치의 실체가 이준석 식 이미지정치의 승리를 가져온 것으로 판단된다.

 

여러 이유로 이준석 신드롬의 의미를 폄하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한국 정치에서 "이미지"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간과하면 안 된다. 최순실의 치마 속에서 놀아난 박근혜가 어떻게 너끈히 대통령에 당선되었던가. 도둑정치의 주범 이명박은 또 어떠했던가.

 

지금 이준석이 격발시킨 세대교체의 쓰나미는 향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결정까지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혹시라도 극우과두세력의 권력탈환이란 악몽이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2.

그런데 이 같은 정치적 격랑을 맞이한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이 놀랍다. 난데없는 대선 후보 경선 연기 논란이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이준석 당선 당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라디오방송에 출연했다. 경선 일정 연기에 대하여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선거 흥행과 코로나19 상황 등을 이유로 일부에서 경선 연기론이 돌출되는 것에 대한 반영이다.

 

정면으로 묻고 싶다. 대선을 고작 9개월 남긴 현재, 당헌에 규정된 정치일정 파기가 민주당이 실행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인가를. 이것은 혹시 정권재창출에 대한 유권자들의 절박한 열망에 민주당 지도부가 전혀 관심이 없다는 증거가 아닌가.

 

지금 민주당에 절체절명으로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가. 개혁진보세력의 재집권이라는 역사적 과업이다. 상대방은 36세의 젊은 대표 지휘 아래 강력한 진영을 구축 중이다. 지금이 과연 몇몇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유 불리 계산에 함몰되어 있을 때인가?

 

무엇보다 만천하에 공표된 정치일정 준수는 국민에 대한 절대 약속임을 새겨야 한다. 약속을 지켜야 신뢰가 생긴다. 집권여당에 대한 최소한의 안정감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지난 달 MBN과 한국갤럽의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당헌대로 9월 경선을 준수해야 한다는 의견(53.9%)이 연기 찬성(18.1%)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높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정해진 룰을 지켜 후보를 선출하고 신속히 선거대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총력을 결집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와 힘을 합쳐 코로나19와 부동산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기 정권을 다시 맡겨도 되겠구나 라는 신뢰 회복이 그 모든 것에 앞서는 우선순위인 것이다.

 

천에 하나 경선연기를 통한 자중지란으로 당력이 소실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만에 하나 때를 놓쳐 다음 대선을 극우정당에게 헌납하면 어떤 일이 닥칠 것인가. 그러면 이명박 박근혜 시대가 추억이 될 만큼 거대한 정치·경제·사회적 반동이 이 나라를 꿀꺽 집어삼킬 것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에 기록될 대죄를 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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