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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금 시선] ‘고난의 행군’시기 생겨난 두부밥과 인조고기밥

 

 

‘식이위천(食以爲天)’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는 뜻이다. 먹는 것이 가치보다 중요한가. 북쪽에서 공식 인정한 ‘고난의 행군’으로 불렸던 1994년~1998년은 먹거리가 가치보다 우선했다. 기아(飢餓)가 개인의 일상을 덮치고 존재도 알지 못했던 장마당이 갑자기 늘어났다. 역전 골목과 길거리에 먹거리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대용식품이 생겨나고 거친 것과 부드러운 먹거리는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렸다. 처음에는 소나무 껍질을 가공한 것과 각종 나물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중국의 밀가루가 들어오면서 빵이며 기름에 튀긴 완자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빵 하나에 집을 내놓은 사람도 있으니 어려운 시기 음식은 곧 하늘이다.

 

하늘같은 음식을 얻으려고 사람들은 갖가지 먹거리를 개발했다. 북쪽에서는 콩을 많이 심는다. 논두렁이나 산에 노란 두부콩을 심어 두부를 앗아 부식으로 먹는다. 그래서 ‘고난의 행군’ 이전에도 두부를 만들어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맛 보다는 허기를 채우는 것이 중요했던 시기 두부는 소화가 빠른 가격대비 비싼 고급음식이었다. 두부 한모 보다는 중국에서 들어온 밀가루로 만든 완자나 꽈배기가 보다 저렴했다. 당시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동시에 가진 영양가 있는 먹거리가 필요했다. 수요를 알아챈 사람들이 만든 것이 두부밥이다. 두부밥은 두부를 삼각으로 잘라 기름에 튀거나 구워서 가운데 칼집을 내고 쌀밥을 한주먹 넣고 양념을 올리는 것이다. 두부밥은 한 개를 먹어도 하루를 살아낼 수 있는 어려운 시기 개발된 영양만점 음식이다.

 

‘고난의 행군’시기 생겨난 대중음식으로 지금도 사랑받는 인조고기밥이 있다. 인조고기는 국가의 정책으로 대용식품을 장려하던 시기 생겼다. 북쪽의 영화 ‘자강도 사람들’에서도 대용식품이 나온다. 심지어는 굶어죽은 사람도 과감히 보여준다. 음식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었던 시기에 만들어진 영화는 가치를 놓치지 않은, 그 시기를 말하고 싶은 국가의 선전용에 불과하다. 드러나지 않은 많은 사실들이 깔려 있음에도 전후 남쪽에서 국민음식으로 사랑받았던 것에 못지않은 먹거리들이 개발되었다. 인조고기는 콩으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로 만든 것이다. 기계와 콩찌꺼기의 화학적 과정을 거쳐 재탄생된 인조고기는 맛이 부두럽고 단백질이 풍부하다. 고기와 맞먹는다고 해서 인조고기다. 고기를 섭취 못하는 스님의 식탁에 올랐던 인조고기가 어려운 시기 대중음식으로 재탄생 한것이다.

 

먹는 것이 곧 하늘이었던 시기에 먹는 것은 가치보다 중요했다. 음식을 먹어야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 살고자 하는 욕망이 다양한 음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 시기 생겨난 두부밥, 인조고기밥은 맛과 멋을 모두 갖춘 역사의 시간에 남겨진 추억의 음식이다. 어려운 시기를 아프지 않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양념을 올린 한 개의 두부밥, 인조고기밥을 그 때처럼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