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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질 줄 모르는 쿠팡물류센터 불…고립 소방관 구조 일시중단(종합)

 

소방당국이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건물 내부에 있는 가연성 물질들로 인해 불이 되려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진압 작전에 투입됐다가 건물 지하 2층에 고립된 소방관 1명이 22시간이 넘도록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새벽 내내 진화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며, 화재가 진압되는 대로 건물 안전진단을 실시한 후 고립된 소방관 구조 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건물 내 CC(폐쇄회로)TV 분석 결과,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쯤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 물품 창고 내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튄 불꽃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초 신고자인 지하 2층 근무자는 10여 분 뒤인 오전 5시 36분쯤 창고 밖으로 새어 나오는 연기를 보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직원 248명은 긴급 대피했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초 신고자가 연기를 보고 재빨리 신고했고 교대근무 시간과 맞물려 대피가 신속히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여 분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 장비 60여대와 인력 150여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섰다.

 

이후 오전 8시19분쯤 큰 불길을 잡은 소방당국은 앞서 발령한 경보령을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하지만 오전 11시4~50분쯤 발화 지점의 적재물이 무너지면서 불길이 다시 확산됐다.

 

이에 건물 내부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던 소방관들은 긴급 탈출 지시를 받고 밖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선반 위에 놓인 가연물들이 갑자기 쏟아져 내리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김모(54)소방경이 지하2층에 고립됐고, 탈출한 최모(46) 소방경은 연기 흡입 등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소방당국은 낮 12시 14분부터 대응 2단계를 재발령한 뒤 장비 140여 대와 인력 450여 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청과 강원 등 인근 지자체 소방력도 동원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지 22시간이 지난 오전 3시23분, 현재까지도 건물 내에 비일비재한 박스와 포장재 등 불에 타기 쉬운 물건들로 인해 불길이 재확산하고 있어 언제 불이 꺼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여파로 건물 자재들이 녹아내리고 있으며, 건물 내부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멈출 줄 모르고 피어오르고 있다.

 

소방당국은 한때 김 소방경을 구조하기 위해 건물 내부에 진입대원 10명과 구조대원 10명 등 총 20명을 투입하기도 했는데, 결국 중단했다.

 

소방 관계자는 “건물 붕괴 등 추가 안전사고를 우려해 전원 철수시켰다”며 “내일 아침 화재가 진압되면 건물 안전진단을 진행한 후에 구조에 돌입할 것”이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업체 관계자가 오작동을 이유로 화재 수신기 작동을 정지시켜 화재 발생 초기에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수종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지난 17일 오후 9시쯤 “화재 초기에 저희 선착대가 도착했을 때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면서도 “아직 확실히 확인된 건 아닌데 업체 측에서 스프링클러 수신기 오작동 신고가 계속 있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이유로 수신기 작동을 지연시켜 화재 발생 초기에 스프링클러가 작동을 안 했다는 얘기도 있다”며 “추후에 수사과정이나 감식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수신기는 P형과 R형으로 나뉘는데, 통상 물류창고 등 대형건물의 수신기는 ‘R형 수신기’로 알려져 있다.

 

R형 수신기 수신반에는 기록장치가 탑재돼 있어 기계작동 일련의 모든 과정을 기억할 수 있다.

 

즉 R형 수신기는 스프링클러의 작동여부나 수신기 임의조작 여부 등을 얼마든지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수신기를 폐쇄·차단하는 등 임의로 조작해서 당시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서 정식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 제9조 제3항은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은 제1항에 따라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할 때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차단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방시설에 폐쇄·차단 등의 행위를 자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같은 행위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소방 관계자는 “만약 수신기를 임의로 조작한 게 사실로 드러나면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수신기 기록에 다 나와 있어 추후에 다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소가 더 진행되면 무너져 내리거나 전소될 수도 있다” “서둘러 완진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소방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은 진화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해 화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천 쿠팡 덕평물류창고 화재 발생 20시간 만인 18일 오후 1시32분 사고 현장을 방문해 화마와 싸우고 있는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이 지사는 전날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상생협약을 맺은 후 18일 고성군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천 화재 현장 지휘를 위해 일정을 취소했다. 고성군 방문 일정은 추후 진행키로 했다.

 

한편 지상 4층~지하 2층, 연면적 12만7178.58㎡ 규모의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쿠팡 물류센터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알려져 배송 지연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쿠팡 관계자는 “불이 난 센터를 당장 운영할 수는 없는 만큼 고객 상품 배송에 어느 정도 차질이 예상되지만, 다른 센터에서 배송을 나눠맡아 배송 지연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