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범죄에 대해 특정 범위의 몇 사람이 연대 책임을 지고 처벌되는 것을 연좌제(連坐制)라고 했다. 예컨대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부역(附逆)을 했다면 아들이나 딸, 또는 손자나 손녀가 부역의 일족으로서 법률적 책임을 지거나, 도덕적 책임을 지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도 얼마전까지 연좌제가 있었다. 6·25 때 빨갱이 짓을 한 집안의 자손들이 연좌제에 걸려 공직은 말할 것도 없이 사사로운 회사에 취직하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뿐인가 사찰계 형사들이 감시하는 바람에 사생활까지 침해 받았다. 이 제도가 없어진 지금 처족이 부역했어도 대통령을 하고, 형제가 월북했어도 장관을 지낸다. 가족의 부역이 자손의 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것이 친일 연좌다. 물론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법에 없는 연좌를 당연시 하고 있다. 예컨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그의 부친이 일본군 육군 중위로 복무했다고 해서 ‘친일파의 딸’, 국사독재정권의 대통령을 지냈다고 해서 ‘독재자의 딸’로 매도 당하고 있다.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개인 박근혜와는 무관한 일이다. 친일진상 규명에 앞장 섰던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부친이 일본군 겐베이(憲兵) 오장(伍長)을 지낸 사실이 드러났다. 본인은 지금까지 부친의 친일 사실을 알면서도 숨겨 왔다. ‘신동아(新東亞)’에 보도되고 나니까 뒤늦게 시인했다. 박근혜와 신기남은 2세 정치인, 그것도 서로 여야의 당 대표라는데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는 부친의 친일 사실을 숨기지 않았고, 신기남 의장은 은폐하려다 들통이 난 것이 다르다. 두 사람 모두 개인적으론 무죄다. 신연좌제 시각이 문제일 뿐이다.
이창식/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