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매헌 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정치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한다"며 향후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 9일 서울시 우당기념관 개관식 때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면 다 아시게 되지 않겠나"라고 애매한 발언을 했던 것에 비하면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출마 선언 행사장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20여명이 참석한 것도 윤 전 총장과 제1야당의 긴밀한 관계를 잘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8월 경선을 앞두고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즉시 입당하기보다 당분간 민심청취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달 중으로 여권 심장부인 광주를 방문하고 5·18 민주화운동 사형수 출신인 김종배 전 의원 등 지역 인사들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윤 전 총장이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제3지대론'과 맥을 같이 하는 행보로, 장외에서 윤 전 총장과 뜻을 같이하는 중립지대 인사들을 규합해 독자 세력을 구축하는 게 우선 순위라는 것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잠재적 경쟁관계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에 반기를 들고나온 두 거물이 연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법고시 기수로 최 전 원장(23기)이 윤 전 총장(33기)보다 10기수 위다. 나이로는 최 전 원장이 56년생으로, 60년생의 윤 전 총장보다 네 살 많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최 전 원장에 대해 "법관으로서 기품이 있고, 감사원장으로서도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라면서 "저는 거기에 못 미친다"며 예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검찰총장 취임한 직후 만남에서 "직접 커피(콩)를 갈아서 타주셨던 게 기억이 난다"고 인간적 면모가 담긴 일화를 전했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