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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아인들은 왜 장애인체육회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정상화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이사(영산대학교 태권도학부 자문교수)

 

얼마 전 매체를 통해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이 농아인스포츠 권리회복을 위해 신체장애인 체육과의 '완전한 분리 운영'을 촉구하는 공익감사를 청구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공익감사 청구 이유로는 스포츠 관례상 독립 기구인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을 산하 단체로 편입시켜놓고는 합당한 조직과 예산을 지원하지 않아 농아인의 권리는 무시되고, 농아인스포츠는 고사 상황에 놓였다는 게 요지이다.

 

대부분의 다른 국가는 서로 독립적인 스포츠 기구로 운영되고 있으나 200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중재로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근거로 우리나라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산하 정가맹단체로 등록돼있다.

 

현재 장애인 스포츠 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할 때 신체장애인은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하고, 농아인은 농아인올림픽(데플림픽)에 참가한다. 이처럼 장애인스포츠에 있어 농아인은 일반 신체장애인과 범주를 달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패럴림픽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데플림픽은 국제농아인스포츠위원회(ICSD)에서 주최한다.

 

올림픽에 준하는 세계대회도 농아인스포츠가 1924년 데플림픽을 창설해 먼저 출발했고, 장애인스포츠가 1960년대 패럴림픽을 시작했다.

 

데플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의 성적은 동계종목의 경우 두텁지 않은 선수층으로 인해서 저조한 성적이다. 반면, 하계종목은 1985년 제15회 미국LA데플림픽 출전을 시작으로 2013년 불가리아 소피아데플림픽 종합 3위, 2017년 터키삼순데플림픽에서 3위를 하며 한국농아인스포츠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사실상 한국농아인스포츠는 국내에서는 제대로 대접을 못 받고 있다.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에 따르면 신체장애인과 시각장애인 중심으로 2005년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되면서 농아인스포츠는 소통의 어려움으로 별도의 단체 없이, 대한장애인체육회 정가맹단체로 종속됐다. 그러나 적은 예산 배분과 열악한 지원으로 인해 농아인들의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보건복지부 누리집에 따르면 2020년도 우리나라 장애인 등록 인구 263만 명 중 지체장애인은 120여만 명으로 45.8% 비율이고 농아인은 42만여 명에 거의 16%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장애인체육회 총예산은 약 822억 원으로, 이 가운데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에 대한 지원액은 3억3700만 원이었다고 한다.

 

장애인 유형별 인구 비례에 따라 보더라도 전체 장애인 중 16%의 높은 비율을 보이는 농아인스포츠를 위한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에 대한 예산 배분 금액이 가혹하리만큼 적은 상황이다.

 

오죽했으면 농아인스포츠연맹은 운동기능에 문제가 없는 농아인 체육을 대한체육회 산하로 편입시켜 운영하는 것도 대안이라고까지 제시하고 있다.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은 우선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신체장애인 체육과 농아인 체육을 완전히 분리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 장애인스포츠와 분리된 농아인스포츠는 데플림픽에서 시행하는 하계 17개 종목, 동계 5개 종목 중 국내에서 성행하는 10개 종목을 개별 하부 단체를 구성해 농아인스포츠로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농아인들은 신체장애와는 달리 언어소통의 어려움으로 일반 사회집단과의 융화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따라 대부분 농아인들은 일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적응이 쉽지 않다.

 

하지만 농아인은 장애인 사회에서도 신체활동에 대한 지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스포츠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다

 

따라서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 유형별 인구 비례에 따라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농아인들의 스포츠 참여와 활성화를 위해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의 사업 다양화와 조직 확대 및 인력 확충 등에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증액해 양 단체가 불필요한 대립관계를 이루지 않도록 대응해야 할 것이다.

 

농아인들에게는 언어적 소통이 크게 필요치 않은 스포츠 활동이야말로 그들에게 고립된 사회와의 격리에서 해방돼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자아실현을 구현해 나갈 수 있는 최고의 탈출구이자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농아인스포츠 선수들은 2022년 브라질 카시아스두술데플림픽에서의 종합 1위를 목표로 고된 훈련과 자신과의 싸움으로 지쳐있을 것이다. 모두가 그들에게 큰 응원과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말 것을 당부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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