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0일 합당 관련 실무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영입에 성공하면서 대선 가도를 닦아나가는 것과 달리 야권 잠재 대선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입지는 좁아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실무협상단 4차 회의를 열었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 실무협상단장을 맡은 성일종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양당이 많은 이야기를 했으나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며 "양당의 집행부에 보고한 후 다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실무단을 이끄는 권은희 원내대표도 "합의된 사항은 없다"며 "국민의힘은 조금 더 내부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 있어서 (당내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이고, 다음 주 정례 회의에 조금 더 진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측은 당명, 당 기구 및 당직자 임명, 대통령 후보 선출, 당원 자격 등 세부 항목별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 후보 선출과 관련, 국민의당은 양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 규정을 이번 대선에서 적용하지 말고 야권 전체를 아우를 대통령 후보 선출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협상단은 이에 당내에 이미 경선 준비위원회가 꾸려진 상황이어서 지도부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은 당직 부분도 경쟁 방식을 통해 적합한 사람을 선출하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서도 난색을 보인 상태다.
양당은 협상이 부진한 이유를 상대에게 돌리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양당의 의석수나 정당 지지율 격차가 큰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지율 1, 2위 정당의 당명을 바꾸자는 건 한마디로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의 전향적 자세를 바라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 후보를 만들자는 공감대에서 합당하려는 것인데 오히려 제1야당이 통 큰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