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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한 그릇'도 부담… 라면값 인상 '애그플레이션' 우려

 

서민들의 대표 식품인 라면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13년 4개월 동안 라면값을 동결해왔던 오뚜기까지 가격 인상에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업계 점유율 1위인 농심은 다음달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 업계 2위 오뚜기는 다음달 1일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린다.

 

라면 가격은 서민 식료품 물가의 바로미터로 꼽히며 물가 당국의 직․간접적인 통제를 받았다. 라면값이 인상되었던 시기는 대개 주요 곡물을 포함한 국제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며 애그플레이션이 나타나던 시기와 겹친다.

 

지난 2006년~2008년 잦은 이상기후와 신흥국가의 곡물 수요 폭등으로 1차 애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밀가루와 팜유 등 원가부담이 가중되면서 라면값을 올렸다. 당시 농심과 오뚜기 모두 신라면, 진라면 등 라면 값을 15~16% 정도 인상했다.

 

이후 농심은 지난 2011년,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농심은 지난 2011년 원재료값 부담을 이유로 라면값을 평균 6.2% 올렸다. 구제역 파동, 이상기온으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면서 농축수산물, 설탕, 밀가루까지 줄줄이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다.

 

당시에도 2011~2012년 유럽발 재정 위기로 통화량이 늘어나고, 미국, 러시아 등 주요 곡물 생산 국가에서 가뭄이 발생하며 2차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농심은 지난 2016년 12월 누적 판매비용, 물류비, 원재료 값 상승을 이유로 신라면과 너구리 등 라면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계란 값이 급등하고,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주류 출고가격도 인상됐다.

 

농심에 이어 라면업계 2위였던 오뚜기는 2008년 라면 제품군 가격을 인상한 후로는 계속해서 동결해왔다. 지난 2월 라면 가격을 올리려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철회했으나, 식품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식품산업통계시스템 (FIS)에 따르면 밀가루의 원료인 소맥(HRW) 선물 평균가는 7월 기준 톤당 232.34달러로 전년 동월(163.53달러) 대비 42.07% 증가했다. 옥수수는 톤당 133.79달러에서 239.35달러, 대두는 328.30달러에서 523.76달러로 뛰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곡물 가격이 평균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39% 오른다고 분석했다. 국제 곡물 가격은 통상적으로 3~6개월 시차를 두고 소재 업체 매입 가격에 반영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식료품 가격 상승을 이끄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유엔(UN) 농업식량기구(FAO)의 실질 식품 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92.0에서 올해 5월 126.4로 오르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도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달걀이나 채소도 AI, 기상 이변으로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가공식품도 오르게 되면 식료품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반면 애그플레이션이 아닌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라는 견해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초까지는 애그플레이션 조짐이 실제로 있었으나 이미 식료품 가격은 많이 올랐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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