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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극우의 사주를 받은 ‘댓글공작’···우익을 넘어 진보진영까지 뻗쳐진 ‘마수의 손길’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에 매크로를 사용한 댓글로 잘못된 여론을 형성하는 이른바 ‘댓글작업’은 한마디로 중대한 범죄행위다.

 

경기신문과 열린공감tv 연대 취재진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댓글작업으로 의심되는 10개의 ID를 추적했다. 댓글의 내용은 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찬사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악플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크로를 사용해 추천수를 올린 댓글들은 포털사이트 최상단에 노출되며 마치 이재명 후보가 상당히 문제가 많은 정치인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를 만들어낸다.

 

특이한 점은 이낙연 후보에 대해 찬사하고 이재명 후보를 비난하는 아이디의 내용들이 묘하게 겹친다는 점이다.

 

 

연대취재진의 강진구 기자는 “이낙연 후보에 대한 찬사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저주의 내용을 붙이고 배포하는 용도로 댓글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글을 쓰는 패턴도 상당히 유사하다”면서 “해당 ID들을 정밀하게 추적한 결과 특정한 1인이 작성한 것이라는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매크로 작업이 의심되는 8개의 IP와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8개의 IP중 1개는 공용 와이파이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7개 IP의 주소지를 확인한 결과 별다른 혐의나 글을 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한 경찰은 중국 IP로 의심되는 ID의 인적사항에 대해 중국 공안의 협조를 요청한 상태이며 이 외에도 다양한 수사기법을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연대취재진이 현재 추적하고 있는 10개의 ID와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ID가 겹치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성택 사이버수사대장은 “현재 수사중인 사안이라 대답하기 어렵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비방을 당하는 사람이나 찬사를 받는 사람 모두가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찰 입장에서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 연대 취재진이 추적중인 ID는 민탱이, 닉네임을 등록해 주세요, 룡성, 경기동부연합 오렌지당, 미르, 여친부모살해죄 사형수조카, 건오, 무인도, sunny, stopmove 등 총 10개다.

 

지난 8월 31일 민주당 권리당원게시판에선 다소 황당한 현상이 발견됐다. ‘나는 이낙연을 지지합니다’라는 글이 아침 일찍부터 질서정연하고 규칙적으로 업로드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1분을 기준으로 게시되는 글의 건수는 대략 5~8건으로 일정했으며 그 내용도 모두 한 줄이었다. 여론조작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연대 취재진은 매크로 댓글 조작에 일본 극우의 자금이 투입됐다는 충격적인 제보를 접수했다. 제보자 A씨는 국정원 출신의 민간 댓글 작전팀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 그들의 가장 큰 돈줄은 일본 우익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제보자 A씨는 “일본재단이 ‘아시아연구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일본의 정보부서인 공안조사청의 특활비를 활용해 한국의 우익단체나 우익댓글부대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표면적으로는 인적자원개발과 인도주의적 접근이지만 실상은 일본의 전쟁범죄 흔적을 지우거나 미화하는 등의 역사왜곡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로비집단”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일본 극우의 자금은 단지 한국의 극우뿐만 아니라 일본 국익에 도움이 되는 민주당의 후보들을 지원하는 유튜버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지원된다”면서 “실시간 시청자 대비 슈퍼쳇이 많이 지원되는 채널들은 보수나 진보를 떠나 일본 우익의 지원이 개입돼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소카 유지 교수도 “일본의 우익단체와 일본 정부의 비밀자금이 국내 우익들과 결탁해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작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A급 전범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창설한 사사카와 재단은 천문학적인 자금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과 미국까지 전방위 로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리하자면 일본 정부와 일본의 극우단체가 한국의 우익단체를 후원하는 차원을 넘어 진보의 포지션으로 위장한 채 진보단체를 후원하는 방식으로 일본 극우세력에게 유리한 진보 정치가까지로 지원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말이다.

 

 

연대 취재진의 김두일 작가는 “드루킹 특검을 통해 김경수 지사의 경남지사직을 상실하게 하고 감옥에 가도록 한 부분이나 진보진영에서 이름을 날리던 사람들이 지금은 극우로 전향해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제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서프라이즈나 드루킹, 뉴비씨 등이 기본적으로 노무현과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인터넷 상 미디어그룹이었음에도 일본 극우의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는 믿기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낙연 후보는 지난 8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민주당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면서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당과 대한민국의 진 빚을 갚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5월 메크로를 사용한 댓글조작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한 시민기자의 질문에 이낙연 후보는 “저도 그냥 인격 모독을, 말살을 당한 사람으로서 이런 당원들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당했다”면서 “각종 방송에서 없는 일까지 만들어서 완전히 절단을 냈지만 대응하지 않고 있다. 다만 상처까지 잊혀지는 것은 아니라”라고 답변을 했다.

 

연대 취재진의 강진구 기자는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로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받았던 이낙연 후보가 민주당 당원들의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당원들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답변한다는 것은 공직후보자로서의 자질마저 의심케 한다”고 잘라말했다.

 

[ 경기신문 = 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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