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종합엔지니어링기업의 현역 부회장이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등 지방공기업의 평가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부회장이 상수도본부 등을 직접 평가한 2년 간 이 회사는 시와 147억 원의 사업 계약을 맺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천안을)은 12일 인천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상하수도·수자원개발·도시계획 등의 설계 및 공사를 담당하는 한 기업의 현역 부회장이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기업의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 부회장 소모씨는 지난 2017년부터 5년 간 행정안전부의 지자체 산하 공기업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다. 소 부회장은 전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과거 공공기관경영평가의 평가서 작성 업무를 담당했다.
시는 소 부회장이 평가에 참여한 5년 간 이 회사와 약 221억 원의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소 부회장이 상수도사업본부와 환경공단 평가에 직접 참여한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총 147억 원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완주 의원은 “사업 관련성이 매우 높은 민간기업의 현역 부회장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은 기업의 건전한 운영을 해할 소지가 있다”며 “국민의 도덕적 기준에도 크게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행안부 재직 당시 직접 평가서 작성 업무를 담당했던 만큼, 이를 이용해 현 소속 기업의 이윤을 취한 정황은 없는지 지방공기업 법에 따라 즉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남춘 인천시장은 “평가위원 선정은 행안부가 한다. 행안부 국감에서 해당 사안을 말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지방공기업 평가 결과 상수도사업본부는 총점 84.65점으로 전체 9개 광역 상수도 기관 중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인천환경공단의 공기업 평가 역시 평균 점수가 89.57에 못미쳐 5개 평가대상 기관 중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소 부회장은 당시 두 기관에 5점 만점에 각 4.8, 4.42라는 높은 평가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