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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임박해 출사표 던지는 이상한 20대 대선

검증없는 막판 정치공학 짝짓기 안돼

  • 등록 2021.10.26 06:00:00
  • 13면

20대 대선이 4개월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정의당은 심상정 후보로 최종 주자가 결정됐다. 경선 불복 움직임을 보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그제 이재명 후보와 만나 정권재창출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늦게나마 경선에 승복했다는 것은 정치신뢰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다음 달 5일엔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최종 후보도 판가름 난다. 이런 가운데 제3의 후보들이 몸을 풀고 나섰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24일 '새로운 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대선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금 정치판의 강고한 양당 구조로는 대한민국이 20년 넘게 가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정치교체’를 내세웠다. 2011년 새 정치의 시대적 여망을 업고 혜성같이 등장했던 안 대표는 이번에 대선에 나선다면 세 번째 도전이다.

 

대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이처럼 제3 지대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대선에 뛰어드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안 대표나 김동연 전 부총리는 국민 다수가 알 수 있는 공인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대선이 몇 개월 앞으로 임박한 상황에서 정치교체 등 추상적 비전을 내세우며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 과연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일까 매우 낯선 게 사실이다.

 

물론 이 같은 여건으로 멍석을 깔아준 것은 기존 정당이나 정치권이 또다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것이 곧 이들의 대선 등판에 필요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기존 정당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마음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 게다가 현 정부 들어 집값 폭등으로 인한 분노가 쌓여있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과정에 우리 사회에 내로라하는 정치권·율사출신을 포함한 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탐욕의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화를 낼 힘마저 잃어버렸다.

 

다른 한편에서는 현 정부의 검찰 총수를 지낸 윤석열 전 총장의 전격적인 정치권 등장은 기존 정치권의 상식과 판을 흔들어놓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잇따른 실언 등에 이어 ‘전두환 옹호·개 사과’ 파문의 중심에 서기까지 했다. 대장동과 사주고발 의혹 등은 앞으로도 정책과 비전, 도덕적 검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전망이다. 이런 시점에 김동연 전 부총리와 안철수 대표가 대선가도에 시동을 걸은 것이다. 이들 잠룡들은 ‘대장동 파장’이나 ‘전두환 미화 논란’, ‘사주고발 수사’ 등이 기회의 창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실제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국민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기존 주자들과 무엇이 차별화되는가. 반사이익에 기댄 기회주의적 태도가 아니길 바란다. 자신들이 정말 준비돼 있고 대선을 끝까지 완주할 생각이라면 일찍부터 당당히 링위에 올라 검증과정을 거치고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게 옳다. 혹시라도 검증없는 막판 정치공학적 짝짓기, 또 이를 통해 곁불이라도 쬐려는 측근들에 휘둘릴 거라면 생각을 다시 가다듬기 바란다. 룰과 원칙에 따라 검증받고 심판받는 게 선거의 기본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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