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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다문화스포츠 꿈나무’ 육성을 바란다

정상화 대한체육회 마케팅부위원장(영산대학교 태권도학부 자문교수)

 

102회 전국체전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고등부만 개최되는 아쉬운 상황에서 경기도는 선수들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전체 메달 수 선두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마감했다.

 

갈수록 줄어드는 옅은 학생 선수층 속에서도 경기도 소속으로서 훌륭한 성적을 낸 선수들과 코치진 그리고 운영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와 뜨거운 갈채를 보낸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면서 올림픽을 앞두고 들끓는 국내 정서와 국제 위상 제고를 위해 정부는 주최국으로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취지 아래 80년대 초기부터 올림픽 메달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각 종목 유망주들을 집중적으로 육성시키기 시작했다.

 

정부는 올림픽 개최 6~7년이 남은 시점 운동신경과 체격조건이 남다른 초·중학생들을 중심으로 올림픽 꿈나무를 선발했고, 바로 그 유망주들을 우리는 ‘88꿈나무’라고 호칭했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 2관왕에 오른 양궁 김수녕 선수를 비롯해 많은 ‘88꿈나무’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국위선양은 물론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중흥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금번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의 한국 선수단의 성적은 메달 총계가 1984년 LA올림픽 수준으로 후퇴했고, 양궁을 제외하면 금메달 2개로 스포츠 변방 국가 수준이 돼버렸다.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의 우수한 성적이 국민에게 주는 행복감과 자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때문에 이번처럼 성적이 저조할 때 느끼는 실망감도 역시 매우 클 것이다.

 

현재 한국은 프로스포츠 위주의 인기종목은 활성화되고 있지만 직업군 등 선택의 폭이 좁은 비인기 종목 특히 복싱, 레슬링, 유도 등 투기종목은 몰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체육회가 중심이 되어서 각 종목 협회와 공동으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다문화스포츠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의 프로농구 문태종·태영 형제와 전태풍 선수, 이주결혼 여성인 프로당구선수 스롱피아비, 프로축구의 강수일 선수 등 역시 한국 다문화 가정에서 스포츠 선수로 알려진 선수들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인 오사카 나오미, 일본 육상 단거리의 희망 사니브라운 압둘 하킴 모두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결혼이주민 여성의 출신 국가별 유형을 살펴보면 중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각종 국제 스포츠 대회를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몽골은 레슬링과 유도에서 강세를,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복싱과 역도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나라별 스포츠 인구와 인기를 보면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서는 축구를 비롯한 배구, 농구 등이 한국 못지않은 인기종목들이고 많은 국민들이 생활체육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 거주 중인 많은 다문화 결혼이주여성들은 실제로 각 스포츠 동호회 등에 틈틈이 참여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타국에서의 생활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고 있다.

 

이처럼 스포츠를 사랑하고 즐기는 부모를 보고 자라는 자녀들 역시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가 높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다문화 가정 부모들은 넉넉지 못한 생활 형편 등으로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 시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따라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국가·민족별로 체계적으로 연구·관리하는 ‘다문화스포츠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 실시를 경기도체육회에 권유하는 바이다.

 

이변이 없는 한 올림픽은 앞으로도 4년 주기로 계속 개최될 것이다. 정부와 체육계는 도쿄올림픽에서의 저조한 성적은 이제 잊고 다가올 2024년 파리 올림픽과 2028년 LA올림픽에서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야만 한다.

 

과거 ‘88꿈나무’들이 올림픽 무대와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것처럼 미래에는 경기도체육회가 양성한 ‘다문화스포츠 꿈나무’들이 주축이 돼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희망한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영광을 재현하고 세계 스포츠의 중심국가로서 우뚝 서는데 경기도체육회가 키워낸 ‘다문화스포츠 꿈나무’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정상화(대한체육회 마케팅부위원장, 영산대학교 태권도학부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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