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에 자리한 ㈜디지탈웨어는 영상정보디스플레이를 전문으로 제조·공급하는 중소기업이다. 우리가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공공시설·기관의 입구에서 흔히 보는 ‘키오스크’를 생산해 공급하는 회사다.
디지탈웨어는 올해로 업력 22년 차를 맞았다.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문익현 대표는 사무용 IT 기기를 공급하는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가 지난 1999년 디지탈웨어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IT 주변기기 유통을 주로 했고, 어느 정도 회사의 기틀이 마련된 2004년부터 직접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기 시작했다.
디지탈웨어의 지난해 매출은 10억 4280만 원, 영업이익은 8460만 원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기 전인 2019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지만 투자를 아끼지 않고 꾸준한 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가 시작된 뒤로 기존에 있던 키오스크에 방역 기능을 더한 ‘융복합 첨단 클린 키오스크’ 개발에 들어갔다. 약 1년 2개월의 연구개발 끝에 최근 해당 제품의 시제품 생산을 마쳤고, 상용화 준비와 조달청 등록 절차를 거치고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키가 작은 어린이까지 이용이 가능한 키오스크입니다”
디지탈웨어의 첨단 클린 키오스크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가 담겨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키오스크는 화면에 손가락을 가져다가 누르는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키오스크는 한계점도 명확하다. 물리적으로 화면을 터치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다.
문 대표는 인공지능 카메라를 키오스크에 부착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했다. 카메라가 손가락의 위치를 인식해 터치패널 없는 터치스크린을 구현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키가 작은 어린이도 손가락으로 자신이 원하는 화면을 가리키면 카메라로 지점를 인식해 터치 기능이 작동한다.

AI(인공지능)를 이용한 사용자의 동작분석을 통해 높은 가상 터치 정확도도 구현했다. 일반적으로 15cm, 최대 1.2m 거리에서 비접촉 터치가 가능하다. 이 기술로 지난해 대한민국 특허대상, 올해 CES 혁신상 등을 수상했다.
무엇보다 터치 기능이 없는 화면에도 인공지능 카메라와 자체 플랫폼만 탑재하면 터치 기능을 갖출 수 있다. 최근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터치패드 개발업체와 협력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키오스크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문 대표는 “기술이 발전되면서 키오스크가 곳곳에 보급되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며 “키오스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에 서 있지만 이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반의 카메라를 이용하면 꼭 화면에 신체 일부분을 접촉해야 할 필요가 없다. 카메라가 손가락을 인식하고 사용자가 지시하는 방향으로 터치가 되도록 했다”며 “일반 사용자도 화면에 손가락을 접촉할 필요가 없어 비접촉을 선호하는 코로나19 시대에 더욱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첨단 클린 키오스크에는 LED 모듈을 이용한 공간살균기능도 탑재됐다. 인체에 무해한 405nm 가시광선영역으로 코로나19, 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세균을 99.9% 살균할 수 있다는 게 문 대표의 설명이다.
키오스크 좌우로 나오는 LED 빛으로 직경 3m, 120도 방향의 약 8평 규모가 살균된 세이프존이 된다. 소비전력도 낮아 5만 시간 이상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휴대폰을 살균하는 기능도 눈에 띄었다. 키오스크에 휴대폰을 넣으면 UV-C 자외선 LED를 이용해 4초 내 휴대폰 전·후면부가 완전 살균된다. 살균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음성 안내가 나오며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기계 오작동을 대비해 휴대폰을 자동 배출하는 비상 버튼도 마련했다.
손 소독기능도 특별하다. 특허받은 노즐을 이용해 소독액을 기체 수준으로 미세하게 분사한다. 소독액은 미국 FDA 인증을 받은 피톤치드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기체분사를 통해 10리터 기준 최대 4만 5000명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일반 손 소독기가 10리터당 1만 3000명이 쓸 수 있는 점과 비교하면 3배 가량 효율성이 높은 셈이다.

다만 첨단 클린 키오스크에는 체온 측정기와 QR코드 인식기 등은 탑재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없애고 최대한 단가를 절감하자는 문 대표의 뜻이 반영됐다. 제품 역시 화면을 장착한 키오스크와 방역 기능만 넣은 제품 두 개를 만들어 필요에 맞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문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첨단 클린 키오스크에 코로나19 QR체크인과 체온 측정기를 장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고객이 원한다면 QR과 체온 측정기를 달 수 있도록 준비가 끝난 상태다”면서도 “이미 관공서를 비롯한 모든 실내 장소에 해당 기기들이 비치돼 있다. 예산이 낭비되는 일을 막기 위해 QR과 체온 측정을 제외했다”고 말했다.

디지탈웨어의 첨단 클린 키오스크는 최근 연수구가 송도 컨벤시아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한 제5차 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회의(ICLC)의 박람회에도 전시됐다. 손소독기를 비롯해 휴대폰 살균기 등이 탑재된 키오스크를 통해 방문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최근에는 사회적 약자도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에 관심이 깊은 국내 모 프랜차이즈 카페와 계약을 추진 중이며, 인천시의회를 비롯한 다양한 공공기관에 시범 설치를 앞두고 있다.
문 대표는 “터치패널 위주의 키오스크 시장은 중국산 제품에 밀려 국내 업체들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며 “살아남는 길은 결국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다. AI 카메라를 이용한 터치 없는 터치 방식을 구현하고 무엇보다 키오스크에서 소외됐던 장애인이나 어린이들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앞으로 인천을 대표하는 국내 제일의 키오스크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글·사진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