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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방차 길 터주기' 안전문화 의식, 수적성천(水積成川)하는 마음으로 노력하자

 

작년 6월, 많은 이들의 속을 태운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강동구에서 한 택시운전사가 환자를 이송 중이던 구급차에 고의적인 접촉사고를 내고 10여 분간 긴급 이송을 막아섰다. 이후 환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5시간 만에 숨졌다.

 

이러한 사례를 접할 때마다 우리는 결여된 시민의식이 사회와 국민의 안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동시에 선진 시민의식의 확산과 정착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렇다면 선진 시민의식의 어떻게 정착되는가?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법적인 제도의 마련, 문화 확산 등의 꾸준한 계몽, 지속적인 교육 3박자가 적절하게 맞물렸을 때 배양된다.

 

시민의식과 안전문화의 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면, 현장으로 출동 중인 경찰·소방·구급차 등을 가로막을 경우 2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추가 가중 처벌도 전반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도로에는 ‘레퉁스가세’(Rettungsgasse, 긴급차로를 뜻하는 독일어)가 쓰여 있는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어 긴급자동차의 통행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교통안전과 관련된 안전교육 40시간 이상을 이수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등 다양한 체계를 마련해 안전문화 정착을 통한 시민의식의 발전에 노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안전문화의 정착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및 캠페인 등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모든 차와 사람은 소방자동차가 화재진압 및 구조·구급 활동을 위해 출동을 할 때에는 이를 방해해서는 아니 된다’며 위반해 방해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매달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방차량을 감지해 이동 경로 상 신호를 녹색으로 바꿔주는‘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안전문화의 정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듯 각종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지만,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아직 부족한 걸까? 아쉽게도 올해 경기지역 골든타임 도착률(7분 도착률)이 51.7%로 약 두 대 중 한 대가 골든타임 내 도착하지 못했다고 집계됐다.

 

도로 위 ‘모세의 기적’과 같은 각종 미담들이 전보다 늘어 시민의식이 성장했다고 많은 이들이 얘기하지만, 우리는 현 지표를 자각하고 더 발전해야한다.

 

의식과 문화는 단기간의 체계나 정책의 마련으로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은 물이 모여 큰 내를 이루듯 수적성천(水積成川)의 마음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계속해서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골든타임 달성률 100%를 넘어 세계 최고수준의 시민의식을 갖춘 안전국가 반열에 오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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