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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라화 폭락, 현지 진출 국내 대기업 상황에 촉각

1리라 130원대서 90원대까지 하락
에르도안 “저금리로 경제주권 수호”
애플 ‘터키 판매중단’…韓 기업 주시
“달러·유로 결제 기업들 타격 적어”

 

터키 화폐인 리라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터키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도 향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터키 중앙은행에 따르면 터키 화폐 1리라 가치는 원화 대비 90.40원으로 리라화 가치가 전일(104.07원) 대비 13.67% 하락했다. 지난 9월 1리라당 130원대이던 때와 비교하면 5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리라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에르도안 터키 정부의 금리 인상 불가 선언으로 비롯됐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국정 기조연설에서 “저금리만이 경제 주권을 지키고 물가상승률 방어 및 투자촉진을 이룰 유일한 방법”이라 밝혔다.

 

리라화 가치 하락에 애플은 터키 지역에서의 제품 온라인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공식적인 판매 중단 발표 대신, 온라인 쇼핑 기능을 제한해 리라화 결제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애플의 조치로 터키에 진출해있는 한국 기업들 또한 리라화 동향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터키에 진출해있는 주요 기업들은 65곳으로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현대차·효성·포스코 등 제조업·도소매업 기업들 상당수가 진출해있다.

 

터키에 진출한 기업 관계자는 “환헤지(환위험 관리) 및 결제통화를 달러·유로 등 복수의 화폐수단으로 진행해 리라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며 “수출 기업으로선 원·달러 환율에 영향이 큰 편이다. 터키 진출 기업의 대부분 달러 결제를 하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제조업 관계자는 “리라 가치가 떨어지면서 금을 비롯한 실물 가치가 오르다 보니, 자산가치가 높은 제품들의 가치는 오히려 더 올라 잘 팔리는 추세”라며 “하지만 리라화 하락으로 인한 가격 인상 이익도 현 추세의 장기성 여부를 감안하면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고민하는 중”이라 답했다.

 

이와 관련 오종진 한국외대 터키아제르바이잔학과 교수는 “터키의 기본 시장경제 구조는 나쁘지 않으나, 단기성 유동자금 등 소위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이) 많아 FDI(직접투자)나 외인 투자로 경제를 지탱하는 리스크가 큰 구조”라 설명했다.

 

터키는 1970년부터 2003년까지 연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0%까지 달했다. 리라 화폐 단위가 100만단위까지 폭등하자, 터키 정부는 2005년 화폐 단위를 1단위로 낮추는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 화폐단위 절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오 교수는 터키 경제 특성과 결제 대금 특성을 감안할 때, 리라 하락으로 인한 한국 수출 기업들이 받을 파장은 적을 것이라 진단했다. 반면 터키 현지 시장에서 리라화로 사업하는 기업들에겐 타격이 갈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터키의 환율문제가 워낙 고질적이라, 한국을 비롯한 터키 진출 기업들은 결제대금으로 달러나 유로를 쓴다”며 “터키 진출 제조업·도소매 기업들에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나, 터키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사업하는 기업들로선 타격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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