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70대 이웃 부부를 둔기로 폭행해 남편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13일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는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A(29)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은아 인천지법 부천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가 중대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전날 오전 5시45분쯤 경기 부천시 3층짜리 연립주택 3층 복도에서 70대 이웃 부부를 둔기로 폭행해 남편 B씨를 숨지게 한 뒤 아내 C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머리에 중상을 입은 C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A씨의 어머니로부터 “아들이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1년 전부터 해당 주택 2층에 거주하던 A씨는 올해 7~8월쯤 3층에 사는 건물주 B씨 부부로부터 “조용히 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B씨 부부는 당시 2층 주민으로부터 “옆집이 시끄럽게 한다”는 민원을 듣고 A씨의 집을 찾아가 이같이 부탁했다.
이후 A씨는 갑자기 집에 있던 둔기를 들고 3층으로 올라가 B씨 부부를 불러낸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어머니는 경찰 진술에서 “아들이 3년 전부터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고 1년 전까지 치료를 받다가 최근 들어 약을 먹지 않았다”며 “아들이 당시 집 주인 부부가 했던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가 “B씨 부부가 나를 괴롭혀서 그랬다”며 혐의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폭행 등의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어 소음 문제와 범행 간의 연관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며 “그의 정확한 병명을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정신과 진료 진단 내역을 확인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