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 궐동의 한 의류수거함에 탯줄 달린 아기를 유기한 친모 김모(24)씨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이 여성이 과거에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검찰에 송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김 씨의 남편 박모(24)씨에 따르면 김씨와 2017년 혼인신고 후 2018년과 2020년에 두 아들을 출산했다. 박씨가 교도소에 가 있는 동안 경남 창원 자신의 집에서 두 아들을 키우던 김씨는 우는 아이들을 그대로 놔두고 외출하는 등 방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에 기소됐다.
박씨는 “이웃집에 살던 주민이 밤새 아이들이 울어 경찰에 신고해 아내가 아이들을 방임해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며 “아이들을 방치한 혐의로 아이들이 아동복지시설로 인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아이들과 함께 살던 집안은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었고 아이들이 입은 옷도 새까맣게 될 정도로 꼬질꼬질했다. 아이들에게 인스턴트만 먹이곤 했었다”며 “아이들을 씻기지 않아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씻겨주기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5월 이웃 주민이 며칠 동안 아이들이 우는 것을 듣고 신고했다. 올해 11월 경찰 조사가 진행됐고 (김씨를)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입건해 지난 7일 검찰에 송치했다”며 “당시 (김씨는) 허리가 아파서 아이들을 방임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씨가 지난 18일 출산 후 의류수거함에 유기한 아기는 남편 박씨가 아닌 다른 남성과의 사이에서 출산한 혼외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유전자 검사 결과 유기된 아기와 DNA 다르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아내가 성매매 전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내가 임신하고 있던 사실조차도 몰랐다”며 “지난달 우연히 휴대폰 기록에 ‘유산하는 방법’ 등을 검색한 것을 보고 생리 여부를 물었는데 최근까지도 생리를 한다고 말해서 그냥 살이 조금 찐 정도라고만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살이 쪘으니까 사건 보름 전까지 같이 운동장을 뛰고 줄넘기를 하고 무에타이까지 배우러 다녔다”며 “(아내는) 아이를 낳기 3일전까지 물류센터에서 저녁까지 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18일 오후 5시20분쯤 오산시 궐동 한 주택가 인근의 의류수거함에 출산한 남자 아기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아기는 지난 19일 오후 11시30분쯤 의류수거함에서 헌 옷을 수거하려던 한 남성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아기는 수건에 싸여 숨져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의류수거함 인근 CC(폐쇄회로)TV 등을 분석해 지난 23일 오산 소재 A씨 자택에서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시신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이번 주 안으로 김 씨의 신생아 유기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