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관장 김기섭)이 올해 ‘디지털 놀이터 박물관’으로 첫 걸음을 뗀다.
경기도박물관은 2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의 비대면화 흐름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콘텐츠와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관람객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가고, ‘경기도 바로 알기’ 사업을 진전시켜나갈 계획이다.
◇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박물관 ‘디지털 놀이터’
경기도박물관은 디지털 도슨트, 실감콘텐츠 영상 제작 및 체험존, 스마트박물관 문화해설사 앱 개발 등 상반기 준비 작업을 마쳐 하반기에 본격 서비스할 예정이다.
로비에서 박물관이 제공하는 기기 및 개인 휴대폰을 이용해 스토리텔링 앱 기반의 전시투어를 진행할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게임형식의 전시 해설을 제공해, 전시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낸다. 박물관은 각 상설전시 주제를 담은 AR콘텐츠를 개발해 관람객의 접근성과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
특히, 조선시대 초상화 코너에서는 초상화의 주인공인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이 디지털 도슨트로 거듭난다. 단순히 입력된 내용을 읽어주는 영상과는 다르다. 3D로 구현된 강세황이 관람객에게 자신의 생애와 작품을 직접 소개하며, 관람객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다. 7월부터 만나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경기 사대부 잔치로의 초대_미디어 아트 특별전시실’을 마련해 상시 서비스할 예정이다. 실감콘텐츠 제작 및 체험존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보물 제930호 이경석 사궤장 연회도화첩을 최신 영상기법으로 재해석했다. 그림 한 장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된 작품을 통해 관람객은 사대부의 잔치에 초대 받아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김기섭 경기도박물관장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이기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은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부담감 없는 ‘놀이터’가 되는 것이 박물관이 가야할 길이고, 그런 면에서 디지털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자료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메타 아카이브 구축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7개 박물관․미술관의 소장품 합계 88%에 해당하는 5만 7500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경기도박물관은 그동안 소장품의 특징 및 이미지를 개별카드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해 소장품의 60%인 3만 5000여 점을 표준유물관리시스템에 등록했다.
경기도박물관은 소장품의 디지털 정보를 구축해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는, 소장 자료 메타 아카이브 구축 사업을 10개년 계획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고화질 사진촬영, 3D 스캔촬영, 관련정보 계열화 등 소장품 정보의 고도화 작업에 착수한다.
◇ 경기도의 지역 정체성을 지키다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별곡_민화를 노래하다’, ‘고려궁궐, 개성 만월대에 오르다’, 경기지역 마한과 관련된 최신 발굴 성과 및 연구를 종합한 ‘경기, 마한 백제’, 박물관 초상화를 새로운 시선으로 기획한 ‘열의 일곱’ 등 경기도의 역사, 문화, 예술를 주제하는 다양한 특별전을 꾸준히 선보이며 ‘경기도 바로 알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 사회가 다양화, 다각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그동안의 혈연중심 전시․교육에서 벗어나 지리환경과 인간사회의 관계, 문화다양성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경기도 일제문화잔재청산 사업의 일환으로 4월 개최하는 ‘경기근대역사문화 특별전’을 통해 지난해 구입한 유물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일본 제국주의가 경기도에 남긴 폭력성·계급성·배타성·폐쇄성 등의 흔적을 제시하고, 이에 저항해 비폭력·평화·민주·연대의 인류정신을 구현한 사례를 함께 보여준다. 백 년 전 친일의 길과 독립운동의 길을 각각 선택했던 이들의 삶을 유물과 기록으로 조망해, 깊이 있는 이해로 진정한 일제문화잔재청산을 이루고자 한다.
9월에 열리는 ‘분원 백자 특별전’은 경기도자박물관과 공동개최하는 전시이다. 경기도 광주 관요(관영 도자기 제조소)에서 최근까지 발굴조사한 성과를 종합하고, 경기도박물관 소장 명품도자와 이에 대한 과학적 분석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