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 인텔리전스(gray Intelligence) / 이일환 지음 / 인트루스 / 1만 2000원
“정보는 왕이다. 좋은 정보만 확보하고 있다면, 십만 무장병력보다 낫다”
정보는 21세기 권력의 원천이다. 정보가 권력의 원천이 된 지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데이터의 폭증과 허위 조작된 정보의 난무 등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수천 가지의 셀 수 없이 많은 정보를 보고 듣는다. 정보를 판별하는 눈과 정보를 가치 있게 정리·분석하는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은 당연하다.
책은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저자가 정보관련 업무에 오랫동안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경기신문’ ‘안보의 창’에 월 1회 정기적으로 기고한 칼럼과 월간지 ‘더 리더’에 기고했던 글을 담았다. 또한 책의 주제와 관련된 외국 석학들의 분석 자료·논문 등을 저자가 번역·재정리해 묶었다.
누구나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다. 그만큼 가짜뉴스, 딥페이크, 허위 조작 정보와 같은 ‘사악한 정보’가 넘쳐난다. 이는 현대인의 정보 판별능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때문에 저자는 21세기의 정보 생태계는 명과 암이 혼재돼 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책은 ‘정보와 감시·사찰’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환경을 통해 체득했듯이, 섬뜩한 감시망이 돼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본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정보기관의 위기도 논한다. AI, 안면인식 기술 발달과 같은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정보기관의 업무방식은 시대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유물이 돼 간다며, 이는 정보종말론 내지 정보기관 종말론까지 나오고 있는 논거가 된다고 전했다.
‘정보와 예측’ 부분도 비중 있게 다뤘다. 정보는 정확한 예측과 판단이 생명줄과 같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 책이 스모그처럼 뿌연 현대의 정보환경에서 한 줄기 빛을 비추는 등대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저자의 말처럼, ‘그레이 인텔리전스’는 사실 정보를 선별해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길잡이 같은 책이 될 것이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