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80년대 한국 민주화운동을 해외에 알려 도왔던 파울 H. 슈나이스(Paul Heinrich Schneiss, 독일 바덴시기독교교회) 목사가 11일 새벽 소천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11일 목사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엄혹했던 군사정부 시절, 많은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꾸준히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고 세계에 알려낸 인물”이라며 "한국 민주주의를 위한 그의 헌신에 감사하며, 평화와 정의는 함께해야 한다던 그의 뜻을 이어나가겠다”고 애도했다.
1933년 중국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파울 슈나이스 목사는 독일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이후 일본으로 파견돼 1970년부터 독일 선교단체 동아시아선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파울 슈나이스 목사는 유신시절부터 한국 민주화운동을 해외로 알렸다. 1973년 3·1민주구국선언과 1974년 민청학련 사건 관련 당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빠짐없이 재판에 참관했다. 당시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재판부에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1975년 일본의 월간지 세카이(세계)에 ‘한국으로부터의 통신'가 연재될 수 있도록 한국에서 비밀리에 자료를 전달하기도 했다.
1978년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강제 출국당해, 부인 기요코 사쿠라이 여사가 슈나이스 목사 대신 한국과 일본을 오갔다. 부인과 자녀들을 통해 한국의 상황을 파악한 그는 독일 NDR방송 도쿄지국을 찾아가 위르겐 힌츠피터 기자에게 광주 취재를 요청했다. 이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영상은 세계로 알려졌다.
파울 슈나이스 목사는 2011년 오월어머니상, 2021년 5·18언론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해 정부로부터 민주주의 발전 유공 국민포장을 받았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