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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훌훌’ 등 3권

 

◆ 훌훌 /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56쪽 / 1만 2500원

 

‘훌훌’은 독립을 꿈꾸는 열여덟 살 유리가 자신 곁에 함께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단절 돼 있던 관계를 연결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유리는 과거를 끊어 내고 싶어 하는 아이다. 대학을 합격해 훌훌 털고 떠나고 싶어만 한다. 학기 초 자기소개서 작성 시간, 솔직히 적어주면 고맙겠다는 선생님의 말에 유리는 생각에 잠긴다. ‘얼마나 적어야 솔직한 게 되는 걸까. 어떤 것을 적고 어떤 것을 적지 말아야 할까’. 결국 유리는 아무 것도 적지 못한다.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는 것도.

 

유리를 비롯한 책의 인물들을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다. 각자의 아픔을 지고 있던 그들이 서로 연결돼 가며 암울했던 분위기는 따스함을 더한다. 단단했던 마음의 벽이 차츰 허물어지며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당연한 존재로 거듭나는 인물들을 보며 우리는 슬픔을 덜어내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 복동이 사라졌다 / 조정희 지음 / 북갤러리 / 253쪽 / 1만 3800원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고 집을 나간 것이다. 물론 집을 나갔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집안에 보이지 않으니 자식들은 집을 나갔다고 믿을 뿐이다’

 

책은 비가 내리는 날 홀연히 사라진 엄마 ‘복동’을 통해 흩어져 있던 가족이 모이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복동은 살면서 큰 사건을 두 번이나 겪었다. ‘미투(Me Too)’로 교사였던 둘째 아들 성신이 자살했고, 아들의 죽음을 비관한 남편마저 술로 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고향 집에 남아 홀로 살던 복동이 어느 날 사라져 버렸다. 그 사실을 알고 자식들이 하나둘 고향 집으로 모인다.

 

복동이 없어지고 자식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엄마의 존재가 사라진 후에야 자식들은 고향집을 찾고, 그제서야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고 한다. 단절된 가족관계, 계속해서 늘어나는 1인 가구 등 책은 변해가는 가족관을 보여준다. 우리가 누누이 외치는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한다.

 

 

◆ 기숙 학교 아이들 /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 전은경 옮김 / 라임 / 272쪽 / 1만 2000원

 

성실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을까? 실업학교에 다니던 우크라이나 출신 열다섯 살 ‘스베트라나’는 장학생으로 선발돼 독일 명문 기숙 학교로 전학 간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감은 동급생들 사이, 스베트라나의 모습은 이질적이기만 하다. 그런데 스베트라나가 시험에서 1등을 차지하고, 선생님들의 주목을 받는다. 그와 동시에 아이들의 따돌림이 시작된다.

 

스베트라나가 받는 따돌림은 학교 외 시간에도 지속된다.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불링’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돈이 모든 것의 기준인 학생들 사이에서 ‘노력’하며 살아가는 스베트라나의 모습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경제적인 이유로 따돌림 받는 것은 주인공의 잘못이 아니기에 더욱 안타깝다. 여기에 독일인이 아니라는 것 또한 이유로 나타난다. 결국 주인공은 학교라는 사회 속 ‘소수자’이기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책은 말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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