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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러브 플랜트’ 등 3권

 

◆ 러브 플랜트 / 윤치규 지음 / 자음과모음 / 132쪽 / 1만 2000원

 

“연애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손이 많이 가면 어떡해요.”

“연애보다는 훨씬 쉽죠. 적어도 식물은 좋아한다고 막 달려들지는 않잖아요.”

 

책은 연애, 결혼, 이혼 세 가지 장면을 식물의 방식으로 바라보며 풀어낸다. 지난해 서울신문과 조선일보 신춘문예 2관왕을 차지한 윤치규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일인칭 컷’, ‘완벽한 밀 플랜’, ‘러브 플랜트’ 세 편의 소설을 묶었다.

 

특히 표제작은 ‘이혼’을 다루고 있는데, 잘 살다가 헤어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아닌 이혼 경험이 있는 ‘백현준’과 ‘이미나 차장’을 담고 있다. 꽃집을 운영하는 백현준은 일방적인 사랑 고백의 꽃다발이 아닌 율마 화분으로 이미나 차장에게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표현한다. 적극적인 구애가 아닌 식물을 기르는 것처럼 ‘인내와 꾸준함’으로 다가간다.

 

“쓰고 싶은 게 있다면 아직도 연애뿐”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비춘다. 세 작품 속 인물들이 가진 저마다의 고민은 모두에게 같은 연애는 없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진다.

 

 

◆ 밤이 오기 전에 /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 유예진 옮김 / 현암사 / 216쪽 / 1만 6000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 책은 그의 100주기를 맞아 청년 시절 써 내려간 미공개 단편을 실은 소설집이다. 책에 담긴 작품들은 프루스트가 20대 초중반에 집필한 것이다. 특히 2부에 실린 12편은 작가의 사후에 발굴된 원고들이며, 총 18편 모두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짝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관찰을 담은 ‘무관심한 이’,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밤이 오기 전에’, 바닷가 호텔에서 우연히 맡은 향기에 매혹돼 관심을 갖게 된 이들에 대한 이야기 ‘추억_2’, 뜻하지 않은 이에게서 고백 편지를 받는 ‘미지의 발신자’ 등을 만날 수 있다.

 

책에는 ‘어느 대위의 추억’ 등 동성애를 다룬 4편의 작품도 있다. 작가는 십대 시절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자각하고, 동성애를 주제로 한 작품도 여러 편 썼다. 하지만 첫 소설집 ‘즐거움과 나날’에는 이러한 작품들을 제외했다. 자신의 작품들이 동성애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회자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란 책의 해설처럼, 색안경을 내려놓고 이야기에만 집중해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길 바란다.

 

 

◆ 어둠이 걷힌 자리엔 / 홍우림 지음 / 흐름출판 / 416쪽 / 1만 5800원

 

책은 작가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한 웹툰 ‘어둠이 걷힌 자리엔’을 각색한 작품이다. 웹툰으로 담아내지 못한 인물들의 감정과 이야기를 더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했다. 원작에는 없었던 손님을 내쫓는 세화 이야기인 ‘감기지 않는 눈’을 새롭게 추가했다.

 

1900년대의 경성. 안국정(지금의 안국동) 골목 상점가 모퉁이에 미술품·골동품 중개상점 오월중개소가 있다. 이곳의 중개인 ‘최두겸’은 영물인 뱀 ‘치조’을 구했다가 보통 사람들은 보고 들을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다. 저마다 기이한 사연을 지닌 인간과 영물, 신들이 찾아와 최두겸에게 고민 해결을 청한다.

 

소작제를 개선하려다 죽은 사내 ‘조기’, 비밀을 간직한 채 마을 사람들을 버리고 도망친 ‘온내’, 붉은 눈썹의 사내만 사냥을 할 수 있다는 마을의 금기를 깼다 죽은 ‘어정’ 등 인물들은 자신들이 가진 사연과 아픔을 최두겸과 함께 극복해 나간다. 이를 통해 작가는 언제까지나 상처 안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며, 어둠이 걷힌 자리에 무엇을 남길지 우리를 고민하게 만든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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