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에서 패한 더불어민주당이 6·1지방선거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가운데 윤호중 원내대표와 함께 박지현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공동위원장에 발탁됐다.
민주당은 청년 표심 공략을 위해 586세대, 친문(친문재인) 등을 대표하는 윤 원내대표와 ‘N번방’을 최초 취재한 20대 여성 박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청년들을 비대위원으로 꾸리는 파격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윤 위원장은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사회 각층의 목소리를 전달할 원외 5명, 당 소속 국회의원 2명을 포함해 청년·여성·민생·통합의 원칙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했다”며 비대위 인선안을 발표했다.
비대위원으로는 청년 창업가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 권지웅 전 청년선대위원장, 채이배 전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 배재정 전 의원, 조응천·이소영 의원이 합류했다. 비대위는 윤 위원장을 포함해 전체 8명 중 4명이 2030세대 청년이다.
특히 이번 비대위에서 눈에 띄는 인사는 공동비대위원장으로 발탁된 박 위원장이다. 그는 전 선대위 디지털성폭력근절특위 위원장이다.
윤 위원장은 “박 공동 비대위원장은 불법과 싸우며 맨얼굴과 실명으로 국민 앞에 선 용기를 보여줬다”며 “앞으로 성범죄 대책, 여성 정책, 사회적 약자와 청년 편에서 정책 전반을 이끌어 줄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이대녀(20대 여성)’로부터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는 점을 반영해 박 위원장의 비대위 합류는 예상됐지만 위원장 임명은 파격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당내에서는 계파 간 나눠 먹기가 이뤄진 측면도 적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원내대표는 친문, 586 핵심 인사로 꼽힌다. 배재정 전 의원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친낙’으로 분류된다. 이소영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대변인으로 활동한 ‘친명’ 인사다.
또한 직전 지도부 일원으로 패배에 책임이 있는 윤 위원장이 공동 비대위원장을 맡은 것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 구성된 비대위원들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아 보여주기 식으로 꾸린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두관 의원은 SNS를 통해 “공동비대위원장 박지현은 탁월한 인선이다. 일부 참신한 인물도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윤호중 비대위원장 사퇴가 없다면 소용없다. 대선 패배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윤호중 비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수진(동작을) 의원도 “단 하루의 고민으로 대선 패배의 책임자 중 한 명인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비대위를 맡겨선 안 된다. 이는 지방선거마저 미리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