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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형산불, 이제는 과학적으로 대응할 때


최근 기록적인 대형산불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의 산림이 시뻘건 화마에 타는 것을 우리는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산림당국이 산불진화헬기를 비롯해 많은 장비·인력을 투입했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마치 과거 수개월 간 불타던 호주 산불이나 미국 서부 산불을 보는 것 같았다.

 

수많은 나무와 동물이 이번 산불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주민의 소중한 집과 재산은 검게 타버린 재만 남겨진 채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집주인은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원자력 발전소와 LNG 생산공장 가까이 산불이 접근하며 온 국민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야말로 위기일발이었다. 오랜만에 내린 비가 아니었다면 산불은 아직도 타고 있을지 모르겠다. 

 

급격한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닥치면서 최근 산불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은 전 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를 큰 폭으로 증가시켰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도 50년 만의 가뭄이었다. 

 

경기도만 해도 군부대에서 발생한 산불을 제외하고도 최근 5년 평균 138건의 산불이 발생하였고 올해는 3월 현재까지 59건이나 발생했다.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가끔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일상 현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렇다면 대형산불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기후변화를 한 해 두 해 만의 노력으로는 막을 수 없다. 또한 산에 있는 나무를 모두 베어낼 수도 없는 일이고,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산간 지역 주민을 모두 산불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킬 수도 없는 일이다. 가뭄이라고 모든 산에 물을 뿌리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산불진화헬기의 용량을 늘려 대형산불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일례로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산불진화헬기 20대 중 일부를 대형헬기로 교체한다면, 강풍이나 큰 산불에도 더욱 빠른 진화가 가능할 수 있다.

 

드론 등 첨단 장비를 산불 진화에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드론을 활용하면 야간에도 효과적으로 진화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지휘·통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산불 감시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아직은 실험단계지만 곧 드론으로도 산불 진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겨울철 안정적인 진화용수 확보를 위한 ‘산불 진화용 담수지 자동결빙방지장치’도 확대 설치가 필요하다.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산불진화헬기에 신속하게 물 공급을 하는 것은 초기 진화에 승패를 좌우한다. 

 

특히 전신주 개폐기나 전선 등에 보호장치를 하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산불 예방 대책 중 하나다. 지난 2019년 발생한 강원 대형산불이 끊어진 고압 전선이 원인이었던 만큼, 사전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경기도에서도 산불 예방과 초동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총 277억 원의 예산을 투자해 산불진화헬기, 산불감시·진화인력 1,845명, 산불지휘진화차 195대, 기계화시스템 127대를 운영 중이다.

 

또한 산림과 등 11개 조의 ‘기동단속반’을 편성해 산림 내 불법 소각행위에 대한 단속을 시행하고, 봄철 산불방지대책본부 상황실을 중심으로 중앙정부, 시군 등 관련 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해 다양한 산불 예방·진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다. 대부분 산불이 작물이나 쓰레기를 무단을 태우거나 무심코 버리는 담뱃불 등의 ‘부주의’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는 ‘나부터’라는 생각으로 산불 예방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산불은 더욱 빈번해지고 대형화될 것이다. 나날이 커지는 산불 위험은 산간지대를 넘어 도심지역까지 도민들의 일상을 위협할 수 있다. 이제는 산불 대응에 변화를 꾀할 때이다. 과감한 시도와 투자로 과학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경기도 역시 정부와 시군, 지역주민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과학적·체계적 산불 대응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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