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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방송’에 ‘막장 심의’로 화답했던 방심위?

[신간] 막장 방송? 막장 심의?

전 방심위원 장낙인 교수 집필
방송 사유화 등 30여 사례 소개
회의록 속 위원들 발언 실명 기재

 

◆ 막장 방송? 막장 심의? / 장낙인 지음 / 꿈아람 / 516쪽 / 2만 3000원

 

책은 제2기와 제3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야당 추천 방심위원을 지낸 장낙인 교수(우석대 언론홍보학과)가 제2기 방심위 회의록을 바탕으로 ‘막장 방송’과 ‘막장 심의’의 역사를 정리한 기록물이다.

 

2008년 5월 출범한 방심위는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언론장악’, ‘언론탄압’, ‘정권의 나팔수’라는 말이 회자되던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여·야 6 : 3’구조의 방심위는 ‘정파적 심의’, ‘이중 잣대 심의’, ‘표적 심의’ 비난을 받으며 ‘방송의 수난시대’에 일조했다. 

 

저자는 이 시절을 일부 종편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편파 방송의 수준을 넘어 ‘막장 방송’의 경지에 달해, 우리 곁에 ‘막장 드라마’뿐만 아니라 ‘막장 시사보도 프로그램’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던 때라고 회상한다.

 

야당 추천위원 3명이 돌아가면서 “방송 내용의 어떤 점이 객관성을 위반한 것이고, 공정성을 위반한 것인지 설명을 해 달라”고 애원(?)하다시피 했지만 그에 걸맞은 대답은 단 한마디도 들은 적이 없었다(55쪽 중에서)

 

19장으로 구성된 책은 방심위를 소개하는 제1장을 제외하고, 18개의 장에서 ‘막장 방송’과 ‘막장 심의’ 사례 30여 가지를 엮었다.

 

‘막장 방송 프로그램’으로 ‘5·18 북한군 개입’, ‘김대중은 김일성이 파견한 간첩’, ‘민주당 의원 등 MBC 사장실 난입 시도’, ‘권재홍 허리우드 액션’ 보도 등 사회적으로 파장이 컸고, 방송을 사유화(私有化)했던 사례들과 ‘종편의 막말’ 중에서 가려 뽑은 사례들을 선정해 담았다.

 

법원으로부터 심의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해 ‘제재조치 처분 취소’ 확정 판결을 받은 CBS ‘김미화의 여러분’, ‘김현정의 뉴스쇼’, KBS 2TV ‘추적 60분’, RTV ‘백년전쟁’과 개인·단체가 방송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던 MBC ‘뉴스데스크’의 ‘신경민 의원 관련 보도’, TV조선 ‘쌍용역 관련 보도’ 등을 ‘막장 심의’의 사례로 소개한다.

 

저자는 사례들을 기술하며 방심위의 회의록에 기록된 심의위원들의 주요 발언 내용을 실명으로 실었다. 또한 심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더하기 위해 심의·의결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배경 설명 등을 덧붙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심의 내용을 쉽게 재미있고 읽을 수 있게 했다.

 

책은 재미없는 논쟁이나 딱딱한 훈계조의 논평을 다룬 것이 아니라,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던 최일선의 발언 내용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독자는 현장의 분위기를 짐작해보며 그 재미가 배가 시킬 수 있다.

 

소송 관련 판결문을 비롯한 방송인들과 방송 관련 단체의 성명 내용, 관련 보도자료 등을 소개한다. 판결문과 기사들은 관련 심의 안건들을 다뤘던 제2기 방심위의 심의·의결 결과가 정당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이자, 우리 방송역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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