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본격적인 추수를 앞두고 있다. 몇 차례의 태풍이 엄습하고 호우가 쏟아졌지만 경기지방의 벼 농사는 대체로 풍년인 것으로 알려졌고, 과수 농사도 평년작은 된다니까 모두가 반길 일이다.
그런데 정작 농민들은 우울해 있다. 특히 쌀 농사를 지운 농민들은 정부 수매량이 줄고, 수매가 마저 떨어진데다 쌀 시장 개방문제 때문에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일부 농촌에선 수확 직전의 벼를 통째로 갈아 엎는 충격적인 일이 있었고, 농민과 시민단체들은 쌀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농민들은 쌀시장이 개방되는 날 농민과 농촌은 말살된다는 인식 아래 정부의 쌀시장 개방정책에 극력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농민들의 걱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황금빛으로 변한 벼를 수확해야할지 말아야할지도 눈앞에 닥친 번뇌거리지만 가을 들녘에 도사리고 있는 발열성질환의 위해도 큰 걱정거리다. 지역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추수기 때 발생하는 것이 유행성 출혈열과 쯔쯔가무시증이다. 이 질환에 감염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엄중한 예방조치와 경계가 요구된다. 기본적인 예방 조치는 예방주사를 맞는 일인데 예방주사의 수가가 의료보험으로 처리되지 않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화성군의 예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엿 볼 수 있다. 군내의 발열성 질환 예방 대상 농가는 1만5천여 가구 4만6천여명에 이르지만 지난해와 올해에 예방 접종을 한 농민은 3천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농민들은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다. 예방 접종을 하지 않는 이유는 예방주사 수가가 건강보험으로 처리되지 않고, 1회 접종 때 개인 돈 7천 700원을 내야하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고 한다. 완벽한 예방 효과를 얻으려면 두 세차례 접종을 해야한다니까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발열성 질환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농촌지역의 지방자치단체나 보건소가 적극 홍보를 하고, 동시에 예방용 주사를 확보해서 무료로 접종하는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이같은 노력이 있고서야 쌀 농사를 짓고서도 낙심 천만하고 있는 농민들에게 작은 위안을 줄 수 있고, 농민들의 건강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단풍의 계절을 맞아 산과 들로 나서는 일반인들도 경계해야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