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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책들의 부엌’ 등 3권

 

◆ 책들의 부엌 /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96쪽 / 1만 4500원

 

작가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및 퇴사로 인해 세상이 자신 앞에서 순식간에 셔터를 내려버린 것 같은 느낌에 이 소설을 쓰게 됐다고 한다.

 

나아가지 못하고 끝없는 대기 상태에 머무르는 것 같을 때, 위로와 격려를 받는 공간을 꿈꿨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그저 쉬어가면 되는 ‘소양리 북스 키친’의 세계를 만들고 그려나갔다.

 

책은 북 카페와 북 스테이를 겸하는 ‘소양리 북스 키친’을 찾아온 9명의 손님을 통해 다양한 삶의 고민들을 보여준다. 손님들은 우연히 방문하게 된 그곳에서 휴식과 대화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한 발 나아갈 힘을 충전해 일상으로 돌아간다.

 

특히 ‘책들의 부엌’이라는 제목처럼 매 장마다 나오는 추천 책과 인용문을 읽다 보면, 마치 여러 권의 책을 본 듯한 즐거움을 건넨다.

 

 

◆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 박서련 지음 / 창비 / 208쪽 / 1만 4000원

 

한겨레문학상,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박서련 작가의 신작 소설이 출간됐다.

 

책은 마법을 사용하는 소녀들이 등장하는 세계에 신용카드, 리볼빙, 전염병, 기후 재난 등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녹여내 독특한 재미를 준다.

 

주인공 ‘나’는 신용카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죽기로 한다. 이달에 갚을 수 없다면 다음 달에 갚으라는 리볼빙 서비스로 갚아야 할 빚은 점점 늘어났고, 전염병이 퍼져 일자리마저 잃었다. ‘나’는 결국 한강 다리 위에 섰다. 뛰어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천사처럼 하얀 옷을 입은 한 여성이 나타나 ‘나’는 지금 죽을 운명이 아니며, 마법소녀라고 한다.

 

작가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세상이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 시대, 바로 그런 세계이기에 우리 모두 ‘마법소녀’가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해보자고 말한다.

 

 

◆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 고요한 지음 / 나무옆의자 / 232쪽 / 1만 3000원

 

책은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20대 남녀를 주인공으로 청춘의 방황과 성장, 죽음의 의미를 담았다.

 

‘나(재호)’와 ‘마리’는 자정이 넘어 장례식장 일이 끝나면 새벽 첫 차가 다닐 때까지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처음에는 도보로, 그다음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밤새 불을 밝힌 맥도날드를 찾아 광화문 일대를 떠돈다.

 

이들의 밤 산책은 경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쓸쓸하고 감정을 자아낸다. 취업난과 불안한 미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 가족과의 문제 등 쉽게 풀기 어려운 삶의 무게가 그들의 어깨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박물관 맞은편에 있는 설치미술 해머링 맨 앞에서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는 알바 인생의 고충과 취업에 대한 갈망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해머링 맨은 죽지도 않고 이 자리에서 백 년 천 년 망치질을 하겠지.”

“기계의 숙명이겠지. 하지만 해머링 맨은 우리보다 나아. 적어도 해머링 맨은 정규직이니까.”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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