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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밖청소년의 삶과 도전 그리고 성장을 응원하다

시흥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이해 학교마다 체육대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를 펼치고 있다. 기나긴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서서히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요즘, 학교는 오랜만에 돌아온 학생들의 유쾌한 에너지와 기분 좋은 설렘으로 가득한 모습이다. 그런데 학교가 아닌 풍경에도 아이들이 있다.

 

바로 학교밖청소년들이다.지금이야 ‘학교밖’ 청소년이라는 단어가 대중화됐지만, 청소년 문제가 한창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던 1998년 당시에는 ‘중도탈락’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정상 궤도에서의 이탈을 뜻하며, 당사자의 주체적인 의사는 고려하지 않은 표현이었다.

 

 

2002년부터 정부와 학계에서는 좀 더 가치중립적인 입장을 반영해 ‘학업중단’이라는 공식적인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업중단’ 역시 개인의 자발적인 의지로 학교 이외의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청소년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사실 학교밖청소년들은 학업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학교를 중단한 것이다. 학교밖의 사회 즉 더 큰 세상에서 배움을 이어가는 청소년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그저 ‘학교 밖’의 청소년인 것이다.

 

2020년 통계청에 따르면 학교밖청소년은 2021년 3만 2027명, 2020년 5만 2261명, 2019년 5만2539명으로, 최근 3년간 평균 4만 명 이상이 학교를 그만뒀다. 코로나19 영향이 비교적 적었던 2020년 경기도 내 학교 중단율은 전국 단위 비율인 0.96%(545만 2805명/ 5만 2261명)보다 조금 높은 1.13%(148만 6944명/1만6773명)로 나타났으며, 특히 시흥시의 경우 학교중단율은 0.7%(5만 6252명/400명, 2019 통계청)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8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이제 학교만이 정답이 아님을 알고 있다. 다양한 욕구와 이유가 있지만, 다수의 학교밖청소년들은 학교 밖에 있는 더 실질적인 교육과 삶의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2014년 '학교밖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연결됐고, 2015년 전국 220개소에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 설치되는 결실을 맺었다.

 

 

시흥시는 이미 2013년 학교밖청소년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시흥시의회 역시 2018년 별세별이 간담회(별들의 세상, 별들의 이야기)를 개최하며 청소년들이 차별 없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학교를 그만둔 후 찾아오는 심리적 혼란기를 위한 정서적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2020년에 진행한 '시흥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운영모형 개발'에서는 청소년들이 학교중단 후 겪는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무기력함(27.6%), 나 혼자라는 불안(19.9%) 등을 꼽고 있다. 학교를 그만뒀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인 위기감을 크게 느낀다는 뜻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으로 유입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관계 경험과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제공하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 학교 중단 초기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활동을 권유하기보다는 심리, 정서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청소년 개개인의 심리적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흥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은 지역사회 청소년 안전망과 연계해 학교밖청소년들의 심리적·정서적 지원 및 복지 지원 등을 하며 촘촘한 사례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학교밖청소년들이 6개월간의 다양한 심리·정서 지원을 통해 안정기에 접어들면, 이들은 인생의 과업인 학업성취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검정고시에 도전하게 된다.

 

 

시흥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은 검정고시로 학력 취득에 성공한 학교밖청소년들의 자립 지원을 위해 진로 자립 모형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자립준비클래스’, ‘취준생의 하루’, ‘우주인 직장체험(우리가 주인인 인턴)’ 3단계의 체계적인 맞춤식 지원 체계로, 청소년에게 단계적 자립 준비도와 직장체험 과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참여 청소년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 사회 학교밖청소년 인식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시흥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지닌 멘토를 통해 청소년들이 맞춤식 지원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과 자원이 함께 움직이는 성장공동체를 지향한다.

 

청소년 중심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기획해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참여하며 실제적인 경험을 하는 능동적인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학교밖청소년들의 현장감 있는 진로교육과 직업 체험을 위한 지역 내 공간 연계가 중요한 상황에서, 시흥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은 우주인 직장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인식개선과 직업 체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향후 시흥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은 기관이 아닌 시설로서의 인식전환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활동하며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청소년증을 일괄 보급해 모든 청소년이 자신의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는 물론, 학교밖청소년들이 학교안청소년처럼 배움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학업 및 예체능활동, 또래문화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해나가고자 한다. 또한, 학교밖청소년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키우고, 자기 이해를 넘어 타인 존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건강한 또래 경험, 함께하는 멘토들의 격려 등 심리적·정서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덕희 시흥시청소년재단 대표이사는 “학교밖청소년의 배움과 소통에 대한 의지는 여느 청소년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이들에 대한 존중은 차별 없는 지원을 통해서 이뤄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리적 혼란기, 안정기, 도전기를 겪는 학교밖청소년의 단계별 맞춤식 지원 체계를 구축해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는 지원 울타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원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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