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 맑음동두천 13.0℃
  • 맑음강릉 15.3℃
  • 맑음서울 15.2℃
  • 맑음대전 13.6℃
  • 맑음대구 16.9℃
  • 맑음울산 15.6℃
  • 맑음광주 13.5℃
  • 구름조금부산 16.8℃
  • 맑음고창 10.3℃
  • 맑음제주 14.6℃
  • 맑음강화 15.6℃
  • 맑음보은 10.7℃
  • 맑음금산 10.4℃
  • 맑음강진군 14.6℃
  • 맑음경주시 14.2℃
  • 맑음거제 16.2℃
기상청 제공

[신간] 영화를 통해 본 여성주의, ‘당신은 영화를 믿지 않겠지만’

 

◆ 당신은 영화를 믿지 않겠지만 / 오동진 지음 / 썰물과밀물 / 320쪽 / 1만6000원

 

'세상을 반영하지 않은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

 

영화평론가 오동진이 새로운 평론집을 펴냈다. 책은 2016년 발간한 ‘작은 영화가 좋다’와 2020년에 나온 ‘사랑은 혁명처럼, 혁명은 영화처럼’을 잇는 오동진의 인문극장 3권이다. ‘화양연화’, ‘안테벨룸’, ‘킹메이커’, ‘하우스 오브 구찌’ 등 총 63편의 영화 평론을 실었다.

 

이 책에서 오동진 평론가는 ‘세상을 반영하지 않은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어느 장르를 불문하고 사회 상황과 문제를 간과한 영화는 없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저자는 영화감독이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를 타고 올라가다 가장 심각했던 과거에 눌러앉아 모색하는 모습, 역사적 필연성을 증명하는 모습을 포착해 인과 관계를 해석해 낸다.

 

특히, 책은 당대 최고의 화두라는 여성주의를 꺼내 들었다. 평론집을 통해 영화인이 가진 여성주의에 관한 생각과 미래 여성상 등을 알 수 있다.

 

‘레벤느망’은 임신한 학생이 낙태를 해야 하는 절박한 심정을 다룬다. 1964년 프랑스가 배경이다. 당시 학생은 낙태를 하면 감옥에 갔고, 낙태한 여성을 보호해 주는 사람도 감옥에 가는 상황인지라 한 임신한 여성이 세상과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이 전개된다.

 

오동진 평론가는 여성이 금기와 억압을 뚫고 해방으로 나간다는 것은 계급과 계층의 해방이라는 사회 운동과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여성주의는 계급 운동이고, 여성만을 해방하는 것이 아닌 남성과 연대해서 자유를 얻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결국 여성의 해방은 세상의 해방이고, 세상의 자유는 여성의 자유라는 뜻이다.

 

오동진 평론의 강점은 영화가 설명하지 않은 역사적 배경을 앞뒤로 전제해 준다는 점이다. 영화가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낱낱이 첨가해서 그 맥락을 파악해 낸다. 이는 역사를 인지하고 있어야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이다. 평론가라면 그 정도 공은 들여야 한다는 그의 인식에서 영화에 대한 집념이 느껴진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