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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체와 평화롭게 공존하려면?”…그림이 질문하다

소다미술관 ‘QnA: 질문하는 그림들’
차별·혐오·폭력·무관심 등 인간의 이기 표현
회화·애니메이션·그림책 등으로 선봬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발사되는 미사일, 추락 후 산산조각 난 비행기, 홍수로 가슴까지 찬 물길을 헤쳐 가는 사람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난, 그 재난을 이미지로 마주하는 우리들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 작품들이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공동체를 위한 전시 ‘QnA: 질문하는 그림들’은 우리의 편향된 인식과 기준에서 오는 차별과 혐오, 타인에 대한 폭력과 무심함. 그리고 환경과 동물에 대한 이기적인 욕심들을 이야기한다.

 

이와 동시에, 다양성을 존중하고 타인과 연대하며 모든 생명체와의 공존을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시의 제목인 ‘QnA’는 'Question n Art', 'Question n Animation', 'Question n Artbook'를 뜻한다. 즉 회화, 애니메이션, 그림책 세 가지 예술 장르로 혼란스러운 일상 속 우리에게 필요한 협력과 연대에 대해 논한다.

 

7팀의 회화 작가(고경호, 권순영, 문지영, 민유정, 박용화, 이지영, 지알원)를 비롯해 6팀의 애니메이션 감독(김민정, 김상준, 장나리, 전승배, 정다희, Elena walf), 미술관 인근에 위치한 4곳의 독립서점(오이책방, 오평, 서른책방, 책방토브) 등 총 17팀이 전시에 참여했다.

 

 

문지영 작가는 가족들의 평범한 일상을 그려낸다. 하지만 그 모습은 결코 평범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장애를 가진 동생과 암 투병 중인 어머니의 일상. 우리가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보통’, ‘평균’, ‘일반’이라는 단어들로, 이 기준 밖에 위치한 사람들에게 폭력적 시선과 차별적 행동이 가해지진 않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박용화 작가는 자기결정권 없이 존재하는 동물원의 동물들을 선보인다. ‘거짓과 진실의 경계’는 벽과 바닥의 모서리를 경계로 대비되는 작품이다. 풍요로운 초원에서 뛰어놀며 포효하는 벽화 속 호랑이, 자연을 모방한 인공 구조물에서 무기력한 우리 속 호랑이의 모습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준다. 배경으로 가려진 호랑이의 얼굴과 색은 개체성을 잃어버린 동물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미완의 모뉴먼트’는 단편적인 동물원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그려, 거대한 탑으로 쌓아 올린 작품이다. 작가는 작은 화면 안에 갇힌 동물을 하얗게 지워버림으로써 동물원을 벗어나 자유롭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작가는 인간중심주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동물원이 사람과 동물의 공존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어떤 공존의 형태가 되어야 할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관람객은 여러 장르의 그림을 감상하며 공동체의 건강한 공존을 만드는 길은 사회의 커다란 변화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을 통해 만들어짐을 느낄 수 있다.

 

소다미술관 장동선 관장은 “전시를 관람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각자의 평범한 일상에서 다시 고민하고 끊임없이 질문한다면, 우리 공동체는 혼란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반드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전시는 소다미술관에서 오는 10월 9일까지.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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