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파주시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당림(棠林) 이종무(1916~2003)가 말년에 그린 풍경화를 소개하는 전시 ‘산에서 산산이’를 내달 3일까지 파주시 후원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당림의 여유롭고도 올곧은 삶의 태도를 살피고자 마련됐다.
전시명 ‘산에서 산산이’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전국 산하를 누비던 당림의 노년시기 태도를 형상화한 것이다.

당림은 화단 활동을 거의 중단한 채 고향인 천안 아산에 당림미술관을 건립한 이후 미술관 주변 풍경에서 인근 서해안, 나아가 백두산 천지까지 직접 눈에 담으며 풍경화에 몰두했다.
당림의 제자인 서양화가 이근신은 “매사에 엄격하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꾸준히 그림 속에 묻혀 살고 계시는 선생님의 인격이 단단한 산사나무 열매 ‘아가위’를 뜻하는 아호 ‘당림(棠林)’에 담겨있다”고 일컬었다.
담담한 시선과 절제된 태도로 세상을 마주하려는 당림의 태도는 말년 풍경화에 사사로운 재현을 생략하고, 단순화하려는 조형적 특징으로 비춰진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 그 자체를 왜곡 없이, 담백하게 재현한 화풍이 돋보인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측은 “1960~70년대 풍경에서 산의 변주와 형태의 변화를 강한 원색과 선, 원근법을 통해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면, 80년대 이후에는 명암과 원근법보다는 평면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데서 그 차이가 드러난다”며 설명했다.
이어 “주관적으로 재해석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풍경화로 온화하게 노래한 당림의 기운으로부터 그의 진실한 삶의 태도와 정서를 알아채길 바란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