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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학생들의 도전, 응원하고 격려하다…포천외북초등학교 ‘생각꿈터 도서관’

작은 시골학교 전교생 55명, 연면적 88㎡·장서 7310권·열람공간 30석 보유
중앙현관 위치 접근성 좋고 넓은 교무실과 위치 바꿔 도서관 조성
‘진로 독서 체험’ 프로그램, 다양한 직업세계 체험할 귀중한 기회
“한 권의 책 읽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도전, 다독이며 동기부여” 강조
“방학 중에도 문 활짝, 다양한 창작 프로그램 진행 유익한 시간 보내”

 

포천시 신북면에 소재한 포천외북초등학교는 1946년 12월 1일에 설립돼 올해로 개교 75년을 맞은 작은 시골학교다. 초등학교 6학급, 특수 1학급, 병설유치원 1학급 편성돼 있으며 현재 55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어린학생들의 생각과 꿈을 키우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은 생각꿈터 도서관은 연면적 88㎡에 장서 7310권, 열람좌석 30석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도서관들과 비교할 때 작은 도서관이다. 하지만 교직원·학생들과 3차례 워크숍을 거치고, 리모델링 업체로 선정된 사업체와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현재의 도서실 공간을 조성한 점에서 외북초 교육공동체가 얼마나 도서관에 큰 관심을 두는지를 알 수 있다.

 

6학년 김정원 양(13)은 “한눈에 도서관 전체를 볼 수 있는 중앙 마루에 가장 편한 자세로 책을 읽도록 도와주는 쿠션이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본래 기존 도서관의 위치가 건물 한쪽 측면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공간이 비좁았다. 이에 중앙현관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넓은 교무실과 위치를 바꿔 현재의 도서관을 조성했다.

 

생각꿈터 도서관에 작년 3월 1일부터 함께한 최종선 사서교사는 독서를 두고 “도전”이라고 당차게 표현했다. 이어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며, 아이들에게 이 도전을 응원하고 격려하며 다독이면서 동기부여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아이들에게 미래의 길을 보여주는 ‘진로 독서 연계 체험’

 

 

진로(進路)는 한 사람의 평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며 그 갈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고 경우의 수도 무궁무진하다.

 

생각꿈터 도서관은 미래세대 주역이 될 어린학생들이 자신들이 그려나갈 미래를 좀 더 친숙하게 접근하기 위해 ‘진로 독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직업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얻었다.

 

그 예로 지난해 한국인 최초 미국 프로낚시 리그에 진출해 우수한 성적을 거둬 ‘낚시계의 박세리’ 양영곤 프로선수(45)가 생각꿈터 도서관을 찾아 어린 학생들에게 직업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윤상연 양(13)은 “큰 바다가 펼쳐진 해외에서 낚시로도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이 매우 신기했고 체험활동도 해보니 낚시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은 배드민턴 체험활동에 매우 큰 호감을 보였다. 최혜경 양(13)은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김동령·권이구 코치님이 오셔서 배드민턴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며 “평소 배드민턴 라켓을 잡는 방법이 이상해서 손목이 아팠는데 코치님이 가르쳐주시고 나니 이제 힘껏 라켓을 휘둘러도 손목이 가볍다”고 말했다.

 

최 사서교사는 “올해 진로 독서 체험에는 포천시청 배드민턴 여성 선수단과의 배드민턴 체험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체험하는 생각꿈터 도서관

 

 

사람들은 ‘도서관’이라면 일반적으로 수많은 책을 독서 하는 정적인 공간으로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생각꿈터 도서관에는 언제나 아이들의 밝고 즐거운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생각꿈터 도서관은 아이들이 도서관과 독서에 친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을에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추석 연휴 즈음해 송편 만들기 체험을 했다. 작은 두 손으로 처음 만들어보는 송편에 모양이 저마다 제각각이었지만 서로 함께 비교도 하고 맛있게 먹으면서 추석의 정겨움을 나눴다.

 

학생들은 송편뿐만 아니라 쿠키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즐거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수인 양(13)은 “쿠키 위에 아이싱을 올려 가족들의 얼굴을 형상해 만들어 부모님께 ‘내가 직접 만들었다’고 자랑했다”고 말했다.

 

장기석 군(13)도 “처음에 떡을 만든다고 했을 때 떡은커녕 요리도 한 번 해본 적 없어서 잘 만들어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그래도 선생님·친구들과 함께 준비된 틀을 이용해 떡을 다 쪄내 맛을 보니 가게에서 파는 떡보다 맛있었다”고 말했다.

 

최 사서교사는 “생각꿈터 도서관은 방학 중에도 학생들을 위해 문이 활짝 열려있다”며 “방학 중 도서관에 나온 어린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창작 프로그램을 진행해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학생들은 꽃보리 화분을 함께 만들었다. 아이들은 작은 화분에 푸른 보리싹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자연·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신들의 꿈도 이 꽃보리와 함께 자란다는 뭉클함까지 선물받았다고 좋아했다.

 

최 사서교사는 “다른 학교도서관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하고 특색있는 활동 등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포천시청 배드민턴 선수들과의 수업을 진행했는데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호응이 좋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에게 책과 더불어 놀이터처럼 놀이를 제공할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이라면서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휴식을 제공하고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공간의 의미”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사서교사는 학생들에게 “도전에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외북인이 되길 바란다”며 “생각꿈터 도서관에서 스스로 꿈을 그려나가달라”고 당부했다.

 

[인터뷰] 유진현 외북초등학교 교장

“생각과 꿈을 키워주기 위해 ‘독서’라는 비타민이 필요”

 

 

32년의 교육경력을 가진 유진현 포천외북초등학교 교장은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서는 ‘비타민’이라고 단언했다.

 

유 교장은 “비타민은 주 영양소는 아니지만, 우리 몸의 정상적인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이며 부족하면 특유의 결핍 증상이 나타난다”며 “영상미디어에 이목 뺏긴 아이들에게 생각과 꿈을 키워주기 위해 자연스럽게 ‘독서’라는 비타민을 제공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장은 “외북초등학교의 생각꿈터 도서관은 책을 읽기도 하고, 친구들과 얘기하며 놀이도 하고 때로는 공부에 지친 마음으로부터 잠시 쉬어갈 수도 있는 곳”이라며 “학생들이 부담 없이 들릴 수 있는 장소의 역할을 갖도록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생각꿈터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공간은 중앙 바닥과 놀이공간이다”며 “어린이들이 가장 편한 자세로 책을 읽고 또 친구들과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유 교장은 학생들에게 “친구들과 들려서 얘기 나누고, 집에 가기 전 남는 시간에 잠깐 들러서 책을 읽기도 하고, 쉬기도 하는 ‘참새방앗간’과 같은 쉼터로 생각꿈터 도서관에 친근히 다가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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