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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준의 경기여지승람(京畿輿地勝覽)] 60. 개원 44돐 맞은 성남문화원

지방문화원은 지역문화를 균형 있게 진흥시키는 데에 목적을 두고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설립 운영되는 특별법인이다. 성남문화원은 1978년 7월 5일 설립되어 올해 44돐이 되었다.

 

 
성남은 1971년 8월 10일 광주대단지사건을 겪은 후 1973년 7월 1일 성남시로 승격되었는데, 문화원이 설립된 1978년까지도 여전히 사회와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환경이었고 특히 문화는 관심 밖의 분야였다. 광주대단지사건은 그동안 ‘폭동’, ‘난동’ 등의 부정적 표현으로 당시 주민들의 기본적 생존권에 대한 정당한 저항을 왜곡해 오다가 사건발생 50주년이 된 지난해에 ‘8.10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으로 새로운 명칭을 갖게 되었다.

 


성남문화원이 개원하자, 문화원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는 매우 컸다는 사실을‘성남문화원 개원축시집’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시집은 문화원을 개원하면서 전국에 한시 작품을 공모하여 우수작 204수를 수록하여 1979년 6월에 발간하였다. 그러나 이 시집은 그동안 세상에 드러나지 않다가 성남시 박물관건립을 추진하면서 유물구입과정에서 드러나게 되었다.
 


이 시집 ‘펴내는 말’에서 "성남은 인구 4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유수의 도시입니다. 그러나 서울의 무허가 건물 정비책의 일환으로 급조된 인공도시입니다. 따라서 주민 구성도 특이할 뿐 아니라 자연 발생 도시와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성남문화원은 가히 문화유산의 불모지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러한 지역의 문화예술을 창달시켜 안정된 주거도시 건설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권오호(權五虎)가 쓴 머리말에서 "문화란 사람의 지혜를 다하여 문(文)을 구하여 만대의 교화를 이루는 것"이라 하고, "그 시작은 태고로부터 시작되어, 그것이 억만 겁을 흘러, 끝없이 사람과 더불어 같이 그 발전에 이르는 것이 세상에서 말하는 문화라는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이제야 문물이 날로 부유해지고 그 화려하고 번성함이 찬연하게 지극히 갖추어, 사람들이 날마다 사용하는 일상사에서 이바지하지 않음이 없으니, 힘입는 자가 매우 많도다" 하였고, 그러나 "문화의 혜택이 비와 이슬이 땅에 있는 만물에게 입히지 않는 것이 없는 것과 같은데, 그 소중한 것을 아는 이가 드물다"고 하였다. 그래서 "국가는 그 장점을 권하고, 잘못을 버리고, 그 온전한 것을 지키는 데 힘써서 주관하는 곳을 만드니 그것이 문화원"이라 하였다.
 
사실 문화생활이라는 것은 지극히 여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는 것이다. 이어지는 머리말에서 "아침에는 남한산에 올라 구름 사이 일출을 바라보고, 저녁에는 영장산에서 약수물을 마신다. 달그림자 남쪽으로 펼쳐진 것을 바라보며 태평을 노래하는 농가(農歌)를 듣는다. 강에서 잉어를 낚으니 생활이 편할 뿐 아니라, 또한 고요한 중에 재미를 누리니, 어찌 별천지 구역이 아니겠는가?"라고 한 정경이 곧 문화생활이라 하겠다.

 

 

다음은 금토동 용암 권오형(聳岩 權五衡)의 축하 한시이다.
 
新興二洞院初生(신흥이동원초생)   신흥2동에 문화원이 처음 생기니

去客來朋互送迎(거객래붕호송영)   가는 손님 오는 친구 서로 보내고 맞이한다.

天寶物華開畫幅(천보물화개화폭)   하늘 보배 만물의 화려함 화폭에 펼쳐지고

地靈人傑擅芳名(지령인걸천방명)   땅의 신령한 기운 인걸은 꽃다운 이름 날린다.

禮鄕時有咏歌韻(예향시유영가운)   예향(禮鄕)에 때가 있어 시가를 읊으니

仁里更聞絃誦聲(인리경문현송성)   풍속이 아름다운 마을에 다시 들리는 음악소리

借問儒林能幾戶(차문유림능기호)   모르는 것을 묻는 선비들 몇 집이나 될까?

從今大詩以市鳴(종금대시이시명)   이제부터  시 읽는 소리 크게  성남시에 울리리라.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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