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후 첫 일주일을 보낸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격식 허문 소통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일 첫 출근길에서 노타이에 백팩을 메고 등장한 김 지사는 소탈한 모습과 함께 경제 부총리 시절부터 격의 없이 허심탄회한 소통을 강조해온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
다만 취임 전부터 협치를 위한 소통 노력을 보여왔지만 여야 동수인 경기도의회와 ‘경제부지사’ 신설 등 난항을 겪으면서 ‘협치 난관’은 그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됐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취임 후 일주일 간 도민, 도 공무원들과 편안하고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격의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주재한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지사는 각국의 실·국장들에게 “권위주의를 지양하고 수평적 의사소통을 했으면 좋겠다”며 “다른 의견이나 새로운 제안이 있으면 편하게 이야기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결정된 정책에 대해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의사결정단계나 방향을 잡는데 있어 격의 없는 토론을 해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날 종이 보고서를 최소화할 것도 주문했다.

같은 날 발표한 취임사에서는 “도지사의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저부터 솔선하겠다. 대외 행사를 제외하곤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등 직원들과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첫 구내식당 오찬을 청원경찰, 방호원, 미화원 등 청사 내 현장 직원 36명을 초대해 함께 했고 고충 등을 가까이서 청취한 후 “노고를 잊지 않고 잘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역대 도지사들의 거주·업무 공간으로 사용되던 도지사 공관을 도민들과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곳에선 브라운백 미팅, 만찬 소통회 등이 진행될 전망이다.
도청내 집무실은 직원들과 상시에 수평적 소통이 가능하도록 개인 업무 책상을 제외하곤 10인용, 4인용 원형 탁자 등을 들여 놨다.
김 지사는 “(집무실을) 다 같이 둥글게 앉아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탁자 가운데에 앉아 보고만 받는 것보다 수평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좋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지사는 취임 전부터 ‘협치’를 강조하며 ‘78 대 78’로 동수가 된 도의회 여야 의원들과 협의를 위한 소통 노력을 보여왔다.
하지만 여야 도의원들이 ‘경제부지사’ 신설 등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도 정책 결정의 첫 과정부터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남종섭 대표를 만나 상견례를 할 계획이었지만 곽 대표가 경제부지사 신설 관련 조례안 의결을 두고 ‘날치기’라고 반발하면서 불참해 회동이 무산된 바 있다.
결국 도는 양당이 합의할 때까지 관련 조례를 공포하지 않기로 하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가까스로 지난 5일 김 지사와 도의회 양당 대표 간 첫 만남이 성사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앞으로 도의 전반적인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도정 협치’는 김 지사가 4년 간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
김 지사는 협치 논의와 관련해 “도정을 하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낮은 단계의 협치부터 차근차근 노력하겠다”며 “서로 간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양당이 같은 생각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지방을 넘는 게 중요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도와 도민을 위한 것이라면 낮은 단계의 협치부터 차곡차곡 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