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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탁구 국가대표 자매 모윤솔·모윤자 “경기도에서 다시 비상할거예요”

지난 5월 도대표로 데플림픽 은1·동4 합작
10월 전국장애인체전 위해 훈련 매진
“생계 탓에 탁구 접기도…일반선수와 당당히 겨루고파”

 

“최근(2021년 11월) 개관한 오산문화스포츠센터에서 매일 연습하고 훈련하고 있어요. 더운 여름이라 웨이트를 병행하며 체력도 키우고 있고, 지치지 않게 영양제도 챙겨먹으며 컨디션 조절에 힘쓰고 있습니다.”

 

청각장애를 지닌 탁구 ‘국가대표 자매’ 모윤솔(36․화성시장애인체육회), 모윤자(32․오산시장애인체육회)는 경기도에서 다시 한 번 힘찬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 3월 14일 경기도로 적을 옮긴 두 자매는 더 나아진 환경에서 탁구에 전념하며 팀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자매는 오는 10월 울산광역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도대표로 함께 출전한다.

 

무더위가 한 창인 7월, 이들 자매는 오산문화스포츠센터에서 전국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비지땀을 쏟고 있었다.

 

 

이들 자매는 지난 5월 있었던 제24회 하계데플림픽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도 대표로 첫 출전한 국제무대에서 자매는 최고 성적을 냈다.

 

언니 모윤솔은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 2개를, 동생 모윤자는 혼성복식 은메달, 여자 단체와 복식에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종합 5위(금11, 은18, 동13)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모윤솔은 “올해 데플림픽은 가장 잊을 수 없는 대회로 남았다. 국제대회에서 우리가 가장 많은 메달을 딴 대회이기 때문”이라면서 “개인전이 기억에 남는다. 혼자서 경기를 이끄는 거라 부담도 있었지만, 보람도 컸다”고 전했다.

 

자매와 탁구의 인연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인 평택 에바다학교에서 시작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은 모윤솔의 영향으로 모윤자 역시 중학교 3학년 때 탁구에 입문하게 됐다.

 

모윤솔은 “탁구는 내가 먼저 시작했다. 같은 학교 선배가 학교 대표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빠지게 됐다. 탁구는 상대방과 주고받으며 여러 코스로 공략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당시 선생님이 운동신경이 부족해 할 수 없다고 했는데도 끝까지 하겠다고 했고, 지금은 이렇게 선수가 됐다. 내가 열심히 하니까 동생도 따라 하더라”고 말했다.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생업 때문에 중간에 탁구를 그만두는 일도 잦았다. 전국체전이 있을 때에만 잠깐씩 준비해 출전하는 식이었다. 상대적으로 짧은 준비기간에도 올 해 국제대회에서 기적 같은 일을 이뤘다.

 

 

모윤자는 “고3 졸업 후 갈 곳이 없었다. 생활비를 벌어야 해 지난해 11월까지 일반 직장을 다녔다. 윤솔 언니 역시 비슷하다. 언니는 결혼을 해 잠깐 탁구를 접기도 했다. 그래도 탁구를 놓을 순 없었다. 감각은 남아있어 다행이다”라고 했다.

 

모윤자는 2013년 소피아 데플림픽 혼성복식에서 첫 메달(동메달)을 따낸 후 다시 메달을 따기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기나긴 공백기의 아픔을 잘 알기에 더욱 탁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았다.

 

모윤자는 “에바다학교 졸업 후 경기도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여건이 되질 않았다. 다행히 오산시에 새롭게 협회와 지도자 여건이 마련됐고, 우리 자매가 좋은 조건에서 함께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장애인 탁구는 장애 유형과 등급에 따라 종목이 나뉘는데 휠체어를 타고 진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대회와 경기 진행방식이나 규칙에 큰 차이가 없다.

 

자매를 지도하는 나선화 코치는 “청각장애의 경우 어린 선수들은 일반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르기도 한다. 하지만 커가면서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 반응 속도도 결코 느리지 않다. 오로지 시각으로만 판단하기에 오히려 공을 더 잘 본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같이 하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건 안타깝다”고 의견을 전했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으면 하는 것이 자매의 소원이다. 두 자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뉘어 치르는 시스템의 한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윤솔은 “비장애인의 경우 실업팀에 소속되어 매일 강습도 진행하고 급여 조건도 좋지만, 농아인은 그렇지 못하다. 실력도 기회가 있어야 쌓일 수 있는데 이는 비장애인에게만 해당한다. 나중에라도 기회가 온다면 일반인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싶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김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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