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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韓七錫옹의 큰 사랑

지난 2월 사재 4억 5천만원을 들여 ‘성호장학재단’을 설립한 바 있는 한칠석(韓七錫·91) 옹이 이번엔 시가 20억원 상당의 토지를 재단에 내놓음으로써 미담으로 회자되고 있다. 화성시 우정면에서 태어나 지금도 고향 땅에 살고 있는 한옹은 가난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했다. 뿐아니라 4살 때 어머니, 9살 때 아버지를 여인 탓에 어린 시절부터 홀로서기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비롯해 갖은 고생을 했지만 그는 가난과의 싸움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중년이 되어서야 자기 농사를 짓게 되고, 웬만큼의 돈을 모으게 된 한옹은 정미소, 양곡 창고, 염전, 버스터미널, 호텔 등을 경영해 마침내 상당한 재력가가 됐다.
재력가가 된 뒤에도 그의 검약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얼마나 아끼고 인색했던지 ‘향남 자린고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어릴 적부터 품어온 큰 꿈을 기어이 일궈냈으니 자수성가(自手成家)의 전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가 인생의 종반기를 맞아 장학회를 설립하고, 장학회의 종자 돈으로 20억원 상당의 땅까지 내놓았으니, 이는 단순히 놀라워할 일이 아니라 멋진 인생을 마무리 지으려는 한 노객(老客)의 ‘인간승리’라 해야할 것이다.
한옹이 설립한 성호장학회는 학업 성적은 우수하지만 집안의 가난 때문에 학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 17명에게 장학금을 준 것이 현재로선 전부지만 이번에 거액의 재단 기금이 생긴만큼 보다 광범위한 장학사업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옹은 땅을 내놓으면서 “공부만 잘하면 외국 유학까지 보내 주겠다” 약속했다고 한다. 또 이재에 밝은 한옹은 안정적인 장학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증한 땅에 건물을 세워 임대 수입을 올리는 방안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자기 중심적인 이기사회로 변한지 오래다. 가진 자는 더 가지기 위해 가난한 자에 대한 배려를 외면했고, 가난한 자는 가진 자를 질시해온 것도 사실이다. 결코 바람직한 사회현상은 아니지만 분명한 현실이다. 한옹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던져 주었다. 아무리 부자라도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누리는 부(富)는 미덕이 아니라 무의미한 사치라는 사실을 말이다. 한옹에게 거듭 찬사를 보내면서 보다 안락한 노후가 되기를 빌어 맞이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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