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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움츠렸던 날개 다시 펼치고 비상 준비하는 경기도무용단

[인터뷰] 김상덕 경기도무용단 예술감독

국내 무용 공연 최초로 실시간 방송 판매서 작품 설명
공연 전 애호가 관객 연습실로 초청해 제작 과정 체험
‘무용 어렵다’는 편견 깨기 위해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

단원들 역량 향상과 성장 위해 ‘신진 안무가’ 도전 독려
‘하랑-함께 날아오르다’ 무용수 하나경·최은아가 안무 제작
“단원들, 창작 통해 안무가·감독 역할 경험…소통 늘어나”

‘순수-더 클래식’ 벨기에·오스트리아와 초청 공연 협의 중
전통음악뿐 아니라 클래식에도 우리 춤…시공간 넘나들어
“우리 문화 가치는 굉장해…다양한 전통 무용 그대로 보존”

 

지난 7월 1일 조지아 트빌리시 루스타벨리 공연장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가득했다. 800여명 관객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낸 주인공은 바로 ‘경기도무용단’.

 

경기도무용단은 전통춤 대표 레퍼토리로 한국-조지아 수교 3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을 진행했다. 가장 신명나는 춤사위인 농악부터 화려한 부채춤과 태평무, 아박무, 사랑가, 진도북춤까지 다채로운 한국 전통춤을 선보였다.

 

공연에는 조지아 외교부 차관, 조지아 국회 친선 협회장, 조지아 대사관(주트빌리시 분관) 관계자와 현지 교민 등이 공연장을 찾아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공연을 관람한 조지아 현지 관객은 “한국 전통춤의 복식과 아름다운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었던 환상적이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극찬하며, 경기도무용단에 찬사를 보냈다.

 

이는 한국 공연단 최초의 조지아 공연이었고, 코로나19 이후 경기도무용단의 첫 해외 일정이었다.

 

잠시 움츠렸던 날개를 다시 펼치고 비상을 준비하는 경기도무용단의 김상덕 예술감독을 만나 이야기 나눴다.

 

 

◇ 소통으로 날아 관객 마음에 안착하다

 

“우리 집에 금송아지가 있으면 뭐해요? 사람들이 알아야 좋은 거죠. 무용이라는 장르도 그래요. 공연이 끝나고 물어봤을 때 뭘 했는지 아무도 모르고, 무대에 섰던 우리끼리만 알면 무슨 소용이 있나 싶죠.”

 

관객이 있기에 무용단이 존재한다는 김상덕 감독. 그는 무엇보다 경기도무용단을 알리고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

 

김상덕 감독은 지난 4월 국내 무용 공연 최초로, 실시간 방송 판매(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해 직접 공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진행된 ‘하랑-함께 날아오르다’ 실시간 방송 판매에도 출연해 작품 설명을 도맡았다. 방송에는 1만 2000여 명의 시청자가 접속했으며,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그는 “실시간 방송 판매는 무용의 저변확대를 위해 필요한 시도다. 온라인 쇼핑에서 물품이 아닌 문화예술이라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다”며 “시청자들이 티켓을 사고, 안 사고를 떠나서 우리를 알리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비대면으로 예비 관객들과 만난 김상덕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9일 공개 연습 ‘더 프리뷰’를 기획해 공연 전 관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도무용단의 애호가 관객들을 연습실로 초대해, 공연의 제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단원들이 공연 일부를 선보인 후 질의응답과 관객이 직접 안무를 배우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무용수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1m, 무대와 관객 사이 거리를 좁힌 더 프리뷰는 ‘무용은 어렵다’는 관객들의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공연을 본 후 관객들이 공감하고, 메시지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김상덕 감독은 “간혹 무용 전문가인 제가 봐도 어려운 공연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 작품을 쉽게 풀어서 의미를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 현장을 생생하게 마주한 관객들은 음악·조명·의상·세트 등이 더해진 본 공연을 상상하며 무용과 친숙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새로운 한국 창작 무용… 신진 안무가 양성

 

지난해 11월 취임해 새로운 행보를 보인 김상덕 감독. 그가 함께한 9개월 동안 단원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진 안무가 양성을 통해 창작기회가 적은 무용수들에게 안무가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무용단 레퍼토리 작품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그 첫 결실이 지난 6월 상연한 ‘하랑-함께 날아오르다’이다. 지난해 12월 심사를 통해 선정된 하나경, 최은아 무용수가 공연의 안무를 맡아,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였다.

 

 

김상덕 감독은 단원들의 안무가 도전을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예술 분야의 보수적인 면을 개방하고, 단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해 미래의 예술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과제를 부여하듯 단원들에게 안무를 요청하지 않는다. 주제 설정 등 공연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작품에 관해 조언하며 단원들에게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볼 것”을 권유한다.

 

그 속에서 단원과의 소통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김상덕 감독은 “단원들은 창작을 하며 안무가,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소통도 많이 늘었고, 이런저런 고민들을 통해 단원들이 더 성숙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 우리 춤의 매력 세계에 알리고파

 

그가 작품을 통해 우리 전통과 서양을 잇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그 바탕에는 우리 춤에 대한 자부심과 우리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김상덕 감독은 “우리 문화의 가치는 굉장히 높다. 전 세계적으로 전통과 맥을 잇는 것이 흔치 않은데, 우리는 현재까지 정말 다양한 춤들이 그대로 보존돼 내려왔다. 그런 우리 춤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복잡하고 섬세한 부분까지 남아 있는 우리 춤들을 보면 외국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경기도무용단은 현재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과 ‘순수-더 클래식’의 내년 초청 공연을 협의 중이다.

 

작품은 강강술래로 시작해 태평무, 학춤 등 10가지 춤을 주제로 했다. 우리 고유의 선율과 리듬에 맞춘 전통에서부터 클래식 선율에 맞춘 움직임까지, 춤을 시·공간을 넘나드는 몸짓으로 ‘동서양 고전의 만남’, ‘우리 춤과 서양 클래식의 만남’을 보여 준다.

 

김상덕 감독은 “우리 춤에 국악이 아닌 관현악단이 더해져 시작부터 반전인 공연이다. ‘경기도무용단은 이 서양음악에도 춤이 가능하구나’하는 감탄을 자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 “가장 큰 목표는 모두가 만족하는 무용단”

 

관객을 위해 고민하고, 김상덕 감독. 그는 어른 관객을 대상으로 편중 된 무용 공연에서 아이들을 위한 공연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디어 콘텐츠에만 노출된 아이들에게 무용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 있으면 좋겠다”며 “전 층을 아우를 수 있는 공연을 위해 많이 연구하고 있다. 또 그것이 우리 무용단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연령층이 아닌 10대, 30대, 어르신들 모두가 만족하는 무용단이 되고 싶다”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를 섭렵한 무용단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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