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를 실현하기 위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가치·철학을 바탕으로 ‘비상(飛上)하는 경기도’를 운영하기 위한 전초에 있다.
김 지사가 내건 도정 첫 슬로건에선 ‘정치 개혁’과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는 도정’을 통해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결심이 엿보인다.
도정 운영 3대 가치로는 ‘혁신·기회·통합’을 제시했다. 혁신과 기회로 더 나은 경기도를 만들고, 통합으로 이념·계층·지역·성(性) 등 모든 계층의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 민선 8기 도정 운영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소통’
김 지사의 이 같은 도정 운영의 가치·철학을 아우르는 핵심 요소는 바로 ‘소통’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1일 취임 후 첫 출근부터 자신만의 가치·철학을 도정에 그대로 반영한 듯 격식 허문 소통의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노타이에 백팩을 메고 경기도청에 등장한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 시절부터 청사 내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강조해온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
첫 확대간부회의에선 각국의 실·국장들에게 “권위주의를 지양하고 수평적 의사소통을 했으면 좋겠다”며 “다른 의견이나 새로운 제안이 있으면 편하게 이야기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결정된 정책에 대해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의사결정단계나 방향을 잡는데 있어 격의 없는 토론을 해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취임사에선 “도지사의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저부터 솔선하겠다. 대외 행사를 제외하곤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등 직원들과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첫 구내식당 오찬을 청원경찰, 방호원, 미화원 등 청사 내 현장 직원 36명을 초대해 자리를 함께 했고 고충 등을 가까이서 청취한 후 “노고를 잊지 않고 잘하려 한다”고 말했다.
도청내 집무실은 직원들과 상시에 수평적 소통이 가능하도록 개인 업무 책상을 제외하곤 10인용과 4인용 공동 원형 탁자 등을 들여 놨다.
김 지사는 도민들과도 편안하고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격의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역대 도지사들이 거주·업무 공간으로 사용하던 도지사 공관을 도민들과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곳에선 브라운백 미팅, 만찬 소통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당초 취임식 때 진행하려다 폭우 피해로 취소했던 도민 대담회 ‘맞손 토크-기회수도 경기를 말하다’를 취임 2주 만에 열었다.
이 자리에는 500여 명의 도민이 참석했는데 김 지사는 손바닥만 한 종이에 선거 유세 현장에서 만났던 도민 중 일부를 사연과 함께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2시간가량 대담이 이어지는 동안 현장에서 김 지사와 청년, 농민, 스타트업, 자영업자 등 도민들은 질문과 답변을 하며 자유롭게 소통을 이어갔다.
김 지사는 “도민은 상전이고 저는 상머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주인 이야기를 들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도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앞으로도) 규모에 관계없이 도민들한테 다가가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취임 후 곧바로 ‘비상경제 대응 민생안전 5대 긴급대책’을 1호 결재한 김 지사는 반도체클러스터 착공지, 서민대출 현장, 전통시장 등 민생현장을 다니면서도 도민, 직원 등 다양한 이들과 소통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 민선 8기 또 다른 키워드 ‘협치’…소통이 해결책 될까
김 지사는 취임 전부터 ‘협치’를 강조하며 78대 78로 동수가 된 도의회 여야 의원들과 협의를 위한 소통의 노력을 보여 왔다.
김 지사는 협치 논의와 관련해 “도정을 하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낮은 단계의 협치부터 차근차근 노력하겠다”며 “서로 간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양당이 같은 생각이라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야 도의원들과 경제부지사직 조례 신설 등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도 정책 결정의 첫 단계부터 난항을 겪었다.
김 지사는 양당 합의 때까지 관련 조례 공포를 미루다 최종 시한일인 지난달 20일 조례를 공포하고 김용진 경제부지사를 내정했는데 이후 김 부지사의 ‘술잔 투척’ 파문이 이어지면서 갈등은 극에 치달았다.
다만 김 지사가 도의회와의 소통을 중시하며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 계속해서 손을 내밀면서 본격적으로 협치를 위한 발돋움이 시작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2일 염태영 새 경제부지사를 내정한 이후 곧바로 도의회 양당 대표들과 협치 재확립을 위한 비공개 회동을 가졌는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 지사는 양당 대표에게 협상 타결의 감사함을 거듭 전하며 조속한 추경예산안 처리를 당부했고, 양당 대표는 김 지사에게 도의회와의 적극 소통을 강조했다.
도의 전반적인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뤄져야 할 소통을 통한 협치는 앞으로 김 지사가 4년 간 안고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