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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장 경찰특채 경위 논란…"의혹 밝혀야" vs "소설 같은 말"

김순호 국장 노동단체 활동…1989년 사라진 뒤 회원들 구속
옛 동료들 의심에 김 국장 "난 관계 없어"

 

행정안전부 경찰국 초대 국장인 김순호 치안감의 1989년 경찰 입문 경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국장이 활동했던 노동운동단체 회원들은 그가 33년 전 갑자기 잠적한 뒤 경장 특채로 경찰이 된 과정이 의심스럽다면서 경위를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 국장은 이에 대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5일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김 국장은 1989년 8월 경찰공무원법과 경찰공무원임용령에 따라 '임용예정직에 상응한 보안업무 관련 전문지식을 가진 자'로 인정돼 경장으로 특별채용됐다.

 

당시 경찰공무원임용령에는 대공공작업무와 관련 있는 자를 대공공작요원으로 근무하게 하기 위하여 경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 국장은 치안본부 대공수사3과에서 경장으로 경찰에 첫발을 디뎠고 1998년 경감 승진 때까지 보안 분야에서 일했다.

 

그는 대학생 때 시위에 참여했다가 붙잡혀 1983년 강제로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에는 이적단체로 규정된 노동운동단체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 가입했다.

 

이 단체 회원들에 따르면 김봉진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던 김 국장은 1989년 4월께 갑자기 사라졌고 그 뒤 회원 15명이 줄줄이 구속됐다. 이후 김 국장은 1989년 8월 경장으로 특채됐다.

 

인노회 일부 회원은 김 국장이 동료를 밀고하고 그 대가로 경장으로 특채됐을 수도 있다고 의심한다. 그와 같이 인노회에서 활동했던 한 대학 동기는 이와 관련 "의혹이 있다. 합리적인 의심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채 과정에 대해 본인이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옛 동료들은 부천 지역 조직 책임자였던 김 국장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까지 경찰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국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설 같은 말"이라면서 자신을 향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인노회 회원들의 구속에 대해 "나는 관계없다. 왜 나와 연관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인노회 활동을 자백하면서 동료들의 구속에 영향을 끼칠만한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9년 2월부터 인노회 회원들에 대한 검거가 시작됐고 자신은 몸을 피해 고향 집으로 내려갔다가 7월께 경찰에 그간의 활동을 자백했다면서 "나를 골수 주사파로부터 단절시키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대공 특채로 경찰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보안사령부(현 국군안보지원사령부)의 '녹화사업' 대상자로 프락치(끄나풀) 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국군안보지원사령부가 작성한 김 국장에 대한 자료를 이관받아 관리하고 있는 국가기록원은 이성만 의원실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지만 정보공개법에 따라 제공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한편 김 국장은 경찰로 임용될 때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신임 교육을 받지 않고 경찰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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