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 워케이션(worcation). 우리말로 하면 ‘휴가지 원격 근무’라고 한다. 이는 여행지에서 휴가를 즐기며 일하는 새로운 관광 문화이자 근무 형태이다.
기술의 발달로 회사가 아닌 공간에서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나타났다. 필요한 것은 인터넷과 노트북이면 충분하다.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편안한 호텔에서, 푸른 자연 속에서 일하며 평온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그렇다면 경기도에는 어떤 ‘휴가지 원격근무 여행지’가 있을까. 경기관광공사 추천 일할 맛, 쉴 맛 나는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 통창 가득한 초록… ‘광명 라까사호텔 광명’
광명역 인근 호텔 ‘라까사호텔 광명’의 또 다른 이름은 ‘숲캉스 호텔’이다.
호텔 대표 객실인 ‘슈페리어 그린룸’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객실은 나무색을 닮은 가구와 선인장 화분 등 소품들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테이 인 그린’(Stay In Green)을 주제로,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휴식처를 지향한다.
특히, 통창에 가득 들어찬 가학산 전망이 좋다. 초록의 나무들이 그동안 컴퓨터 화면에 지쳤던 눈을 맑게 해주는 것만 같다.
호텔 내에는 객실 외에도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16층 ‘더 라이브러리’에는 디자인 관련 책들이 비치돼 있는데, 여기에 콘센트가 딸린 4인석 책상이 있어 컴퓨터 작업도 가능하다. 7층 24시간 비즈니스 구역에는 컴퓨터와 프린터가 구비돼 있다. 접수대에서 복사·팩스·스캔 등의 편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 그림책 실은 숲속 방주, ‘평택 아르카북스’
그림책을 매개로 사색의 장소이자 치유의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피난처가 되는 ‘아르카북스’. 이곳은 전직 부부 교사가 운영하는 책 카페 겸 독채 숙소다.
‘아르카(Arca)’는 이탈리아어로 방주를 뜻한다. 오늘날 방주에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 주를 이룬다. 소설·에세이 같은 단행본도 다양하다.
아르카북스는 서점 겸 카페와 숙소로 나눠 있다. 서점 겸 카페는 예약제로 운영돼, 조용한 분위기에서 일하거나 그림책 세상에 푹 빠질 수 있다. 이곳의 명당은 평택호가 한눈에 담기는 창가 자리. 전면 창으로 호수가 펼쳐진다.
복층 구조의 숙소는 1층에 작은 서재를 둔 거실과 수영장, 2층에는 천창이 있는 침실이 자리한다. 카페 운영이 끝나는 오후 6시 이후, 서점동 전체를 자유롭게 ‘전세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 일과 치유를 동시에… ‘양평 쉬자파크’
용문산 자락의 ‘쉬자파크’는 숙박과 숲 체험이 어우러진 산림휴양단지다. 18만㎡ 부지에 생태습지·쉬자정원, 산림교육센터·치유센터, 숙박동으로 쓰이는 초가원·치유의 집이 들어섰다.
초가원은 풀로 덮인 지붕이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데, 3개 동은 각각 다락방을 갖춘 한옥 복층 구조이다. 치유의 집은 붉은 벽돌 지붕을 인 유럽풍 건물로, 야외 바비큐 시설에서 휴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두 숙박동 모두 넓은 책상이 준비 돼 있어 일하기 좋은 환경이다.
쉬자파크를 걷다보면 일하다 지친 몸이 절로 치유된다. 2.3㎞ 길이의 치유숲길을 걷거나, 숲 해설 또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좋다.
하루 두 번 진행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직장인을 위한 숲속 명상, 임산부를 위한 숲속 체조, 어르신을 위한 오감 요법 등 방문객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다만, 주의할 점 한 가지. 이곳은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경사가 심하고 계단이 많은 편이다. 편안한 복장이 필수다.

◇ 나만 알고 싶은 동네 책방 ‘남양주 오롯이서재’
4호선 별내별가람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의 동네 책방 ‘오롯이서재’. 서점 이름은 ‘고요하게 그리고 모자람이 없이 온전하게’라는 의미다. 층고 높은 건물에 마크 로스코 그림과 피아노, 흰 커튼 사이로 스미는 햇볕까지 예쁜 공간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롯이서재는 주로 소설·시·에세이·그림책·독립출판물 등을 판매한다. 기성 출판물과 독립출판물 비율은 7:3 정도. 이곳은 책 파는 서점 그 이상이다. 독서 모임·낭독 모임·전시·공연 등으로 별내동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책방은 중심에 매대를 두고 둘레에 12개 책상을 배치한 형태다. 통창 밖으로 동네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 좋다. 책상은 1·2·4인석으로 다양하고, 자리마다 2구 콘센트가 있어 전자기기 충전도 안심이다.
서점 이용법은 2시간이나 1일 좌석 이용권 구매, 2만 원 이상 도서 구입 시 제공되는 2시간 좌석 이용권과 음료 1잔 즐기기가 있다. 전자의 경우 1000원을 더하면 음료가 제공된다.

◇ 공유 사무실이 궁금하다면? ‘의정부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경전철 의정부역 바로 앞에 자리한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공유 사무실을 무료로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만든 융합 콘텐츠 분야 창업지원센터로, 창업을 꿈꾸는 이와 새싹 기업(스타트업)에 교육·상담·창업공간·제작지원 등을 제공한다. 특히, 디자인과 콘텐츠 융합 산업에 특화돼 있다. 12층의 창작터는 3차원 프린터·레이저 커팅기 등이 있는 장비실, 초고선명 핸디캠을 완비한 스튜디오, 맥 프로(MAC Pro)를 둔 영상편집실을 갖췄다.
예비 창업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누구에게나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문을 활짝 열어둔다. 경기콘텐츠진흥원 누리집 회원가입 후, 온라인 예약을 통해 좌석을 선택하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칸막이로 구획한 자리부터 서너 명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개방형 좌석, 회의실 등 다양한 업무 공간을 지원한다. 전화 통화 공간을 따로 둬 소음을 차단한 점도 좋다.

◇ 집 밖의 내 서재, ‘성남 테이블오브콘텐츠’
수인분당선·신분당선 미금역 인근의 ‘테이블오브콘텐츠’는 책·커피·와인을 즐길 수 있는 책 카페 겸 와인바다. 1인 작업실 같은 아늑한 분위기로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2019년 문을 연 카페는 ‘집 밖의 내 서재’를 지향한다. 카페 주인 본인도 독립출판물과 기성 출판물을 낸 작가다. 도서를 비치할 땐 숨겨진 보석 같은 책을 소개하는 것 최우선이다. 대형서점에서 보기 힘들지만 읽을 가치가 있는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따스한 조명이 드리운 86㎡ 크기의 공간에는 가사 없는 음악이 흐르고, 오래 머물러도 편안한 책상과 의자를 뒀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고요한 작업실 같은 분위기를 구축한다.
카페 자리는 총 20석. 통창 앞의 1인석, 도서관 열람실을 닮은 1인석, 창으로 자연광이 스며드는 2인석 등 취향에 맞게 골라 앉으면 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워케이션(worcation(work+vacation)) → 휴가지 원격 근무
(원문) 휴가 즐기고, 일도 하고 일석이조!…경기도 ‘워케이션’ 여행지는? (고쳐 쓴 문장) 휴가 즐기고, 일도 하고 일석이조!…경기도 ‘휴가지 원격 근무’ 여행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