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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청소년의 경계에 있는 12살 이야기…연극 ‘발가락 육상천재’

열등감·집안 사정·친구 관계 등 고민 가득한 12살 소년들 조명
내달 1일, 수원SK아트리움

 

“한쪽 발로 땅을 민다는 느낌으로 앞으로 팍팍 나아가는 거야. 한 발씩 한 발씩.”

 

나보다 잘 달리는 친구에게 느끼는 열등감, 엄마의 가게가 팔려 넘어갈 위기에 처한 집안 사정,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부풀렸던 말들. 이 모든 것들을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12살 육상부 소년들. 아이들은 누군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까 두려워하며 약간의 거짓말, 약간의 찌질함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어린이라 하기엔 훌쩍 자란 키와 마음, 청소년이라 하기엔 마냥 어려 보이는 나이, 12살.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계에 있는 10대 초반 소년들을 들여다보는 국립극단의 청소년극 ‘발가락 육상천재’가 수원을 찾는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자리한 자갈초등학교 육상부엔 독보적인 1등 호준, 아슬아슬 2등 상우, 만년 꼴찌 은수가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모래가 날리는 운동장에서 열심히 훈련 중인 세 아이들 앞에 준수한 외모, 타고난 체격, 스포츠맨 정신까지 갖춘 전학생 정민이 등장한다.

 

정민은 오자마자 학교 신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1등을 차지하고, 평온하던 육상부를 뒤흔든다. 언제나 1등을 차지했던 호준은 인어에게 발가락을 잡아먹혔다며 더 이상 달리려 하지 않는다. 호준의 발가락을 먹어버린 인어를 찾기 위해 12살 소년들은 함께 바다로 향한다.

 

티격태격하는 아이들 앞에 진짜로 나타난 ‘인어’는 우리의 상상과는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물고기 머리, 사람의 몸통을 한 또래 소년으로, 극의 환상성과 유쾌함을 배가한다.

 

 

호준의 열등감을 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세상을 경계하며 때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겉모습을 부풀려야 했던 어른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랩, 춤, 각종 놀이를 재치 있게 배치해 자갈초등학교 5학년 육상부 소년들과 관객을 촘촘하게 잇는다.

 

작품을 쓴 김연주 작가는 “발가락 육상천재'는 ‘특별해지고 싶다. 잘나고 싶다. 뛰어나고 싶다’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욕망에서 출발했다. 뭐라도 잡기 위해 한 움큼 쥐어보는 12살의 꼼지락거림에 대한 이야기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발가락 육상천재’는 내달 1일 수원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서 공연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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