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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냐 ‘자율’이냐, 이태원 참사 ‘애도’ 둘러싼 논쟁

가수 이찬원 행사 무대서 ‘애도’ 이유로 노래 안 불러 폭언 당해
국가가 슬픔 강요? 일부 누리꾼들 ‘국가 애도 기간’ 지정 반발
전문가들 “애도 기간은 필요…정부, 애도 기간 동안 냉정하게 돌아봐야”

 

정부가 ‘이태원 참사’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5일 24시까지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면서 각종 행사 등의 취소가 잇따르자 애도의 ‘강요’와 ‘자율’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사회 관계망이나 온라인 게시판 등지에는 이번 이태원 참사를 두고 ‘애도’와 관련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에 따르면, 일부 누리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슬퍼할 수 있는 일인데 행사 취소나 일상에서의 자제를 강제하는 건 과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이들은 수많은 인명 피해가 난 사회적 참사로 전 세계가 슬픔과 위로를 전하고 있는 만큼 애도 기간 동안 문화 행사나 술자리 등을 하지 않는 것이 온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같은 누리꾼들의 입장 차는 실제 사건으로도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가수 이찬원은 ‘제1회 테마파크 소풍 가을 대축제’에서 “현재 국가 애도 기간이라 노래는 할 수 없다. 정말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하다 한 관객에게 폭언을 듣는 등 봉변을 당했다.

 

또한, 정부가 지정한 ‘국가 애도 기간’과 관련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형 참사가 벌어진 건 비극이지만, 국가 차원에서 일정 기간 동안 애도의 마음과 행동을 ‘강요’하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시사평론가 박창환 장안대학교 교수는 1일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국가적인 애도나 추모를 한다는 건 다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기점을 만드는 것”이라며 “애도 기간을 넘어 다른 것까지 하는 건 과잉일 수 있지만, 애도 기간 자체는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세워 재발을 막는다는 점에서 필요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도 “(이태원 참사는) 사회적 재난이고 규모가 굉장히 컸기 때문에 상실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일을 대비하는 기간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동일시 효과 또는 공감 효과가 높은 집단군과 장소에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라도 트라우마(사고 후유 장애)와 같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애도 기간을 갖지 않으면 나중에 심리적 외상이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들은 정부가 애도 기간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자율성이 우선시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정해진 애도 기간이 본래의 목적과 달리, 정부 책임론 등을 제기한 국민들의 지적을 덮어버린 것처럼 비춰졌다고 바라봤다.

 

박 교수는 “애도 기간은 필요하고, (정부의) 발언이나 대처는 그것과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정부가 애도 기간을 가진 만큼 국민들의 의견도 받고 그 이후에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SNS(Social Network Service) → 누리 소통망, 사회 관계망

 

(원문) 최근 SNS나 온라인 게시판 등지에는 이번 이태원 참사를 두고 ‘애도’와 관련한 논쟁이 벌어졌다.
(고쳐 쓴 문장) 최근 사회 관계망이나 온라인 게시판 등지에는 이번 이태원 참사를 두고 ‘애도’와 관련한 논쟁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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