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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가격 떨어져 먹고 살길 막막”…폐지 줍는 어르신 생활고에 ‘한숨’

[반토막 난 폐지 가격…‘폐지대란’ 오나 (上) ]
제지 업체 폐지 수급 떨어져 폐지 가격 하락
지난해 1㎏당 160원에서 현재 90원 이하
심화 시 수거 거부로 ‘폐지대란’ 일어날 수도

 

최근 폐지 가격이 크게 떨어져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에 거주하는 강모 씨(87)는 폐지를 줍기 위해 인근 상가 골목을 도는 게 하루 주요 일과다. 

 

손수레를 끌며 폐지를 모으던 그는 15일 기자를 만나자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폐지 가격이 크게 감소해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강 씨는 “갑자기 폐지값이 절반 가까이 떨어져 새벽부터 밤까지 온종일 일해도 1만 원도 못 번다”며 “물가는 오르는데 수입은 계속 줄고 있어 하루하루 살기 힘들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불과 1년 전만해도 폐지값은 1㎏당 160원이었다. 그러나 이날 기준 폐지 가격은 절반 수준인 90원 밑으로 떨어졌다.

 

강씨는 “온 몸이 아파도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매일 폐지를 모으며 살아가고 있다”면서 “당장 오늘 먹을 것도 없어 고민인데 먹고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폐지 가격 하락한 가장 큰 요인은 폐지로 골판지를 생산하는 제지 업체에서 생산량을 낮췄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침체됐던 경기가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회복하면서 포장용 상자 생산에 활용되는 골판지 수요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시작된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포장용 상자 수요가 감소하면서 골판지 수급량도 덩달아 낮아졌다.

 

일각에서는 2018년 폐지 가격 하락으로 폐지 수거가 중단된 ‘폐지 대란’이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폐지 가격 하락은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에게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고물상 등 폐지 수거 업체들이 이윤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거를 거부해, 아파트 단지나 골목마다 쓰레기가 쌓이는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폐지 대란이 도래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전국 제지 업체에는 소화하지 못한 폐지 약 15만 톤이 쌓여 있다. 보통 제지 업체 폐지 재고량은 약 7만 톤이다.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제지 업체 5곳을 통해 폐지 1만 9000톤을 매입하고 공공비축시설에 보관, 일부를 시장에서 격리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해당 방안은 내년 6월까지여서 한계가 있다. 또 폐지 약 1만 톤 비축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와 폐지 가격 최저 보상제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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