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시장 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내년 1월 1일부터 택배 요금을 올리는 가운데 다른 택배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대리점 단체인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과 내년 1월 1일부터 택배 요금을 평균 122원 올리기로 했다.
CJ대한통운과 물량 5만 개 이상(10구간)을 거래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 기업고객 기준으로, 극소형(80㎝·2㎏ 이하)은 1900원에서 2000원으로 5.3% 오른다. 소형(100㎝·5㎏ 이하)은 2300원에서 2500원으로 8.7%, 중형(120㎝·10㎏)은 2750원에서 3050원으로 10.9%씩 각각 인상한다. 택배 물량의 90%가 여기에 속한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월 극소형을 기준(거래 물량 5만 개 이하)으로 1600원이었던 택배 요금을 250원 올렸으며, 올해 1월에는 50원을 올려 1900원으로 인상됐다. 이후 1년 만에 다시 100원이 오르게 됐다. 1년 9개월 만에 25%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개인 소비자의 택배비는 소비자 부담 등을 이유로 일부 초대형 상품을 제외하고 동결됐다.
CJ대한통운은 유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유가, 인건비 등 급격한 원가 상승 부담을 해소하고 작업환경 개선, 미래대비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인상하기로 했다"라며 "최종 인상률은 가이드를 토대로 고객사와 협의해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롯데글로벌로지스나 한진 등 다른 택배업체들 역시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나머지 업체들은 아직까지 가격 인상을 공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물류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은 시간 상의 문제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3월 기업고객 운임을 150원 올린 바 있다. 같은 해 7월부터는 한진도 기업고객 택배 단가를 170원 인상하며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특히 지난해 1월 택배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면서 가격 인상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사와 택배 대리점이 지급해야 하는 분류인력 비용과 택배기사 산재, 고용보험료 등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 이행 비용은 롯데나 한진도 마찬가지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부분인 만큼 시차를 두고 경쟁사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