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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입석금지’ 후 출퇴근길 승차지연에 시민들 볼멘소리

입석 승차 중단 첫 월요일 퇴근길 현장
“버스 늘린 뒤에 입석금지 시행했어야”
안전 이유 이해하면서도 무대책에 불만

 

“버스를 늘리고 나서 입석 금지를 시행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21일 저녁 서울 강남역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최성욱 씨(33)가 하소연했다. 그는 이날 아침 출근을 위해 오전 7시 30분에 집에서 나왔지만 광역버스를 타기까지 40분이 걸렸다고 했다.

 

출근길의 악몽은 퇴근길에서도 반복됐다. 이날 오후 7시 경기도로 향하는 광역버스를 타는 강남역 정류장은 이미 만차 버스를 여러 차례 보낸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줄이 너무 길어 도로 보행을 막자 길을 비켜달라고 요청하는 행인들의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지난 18일부터 경기 광역버스의 입석이 금지되면서 서울에 직장을 둔 경기도 직장인들이 출퇴근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경기도 광역버스 노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KD운송그룹은 ‘10·29 참사’ 이후 입석 승차 시 압사 사고가 우려된다며 입석 승차를 금지했다.

 

이날 용인 기흥구에 거주하는 60대 최모 씨는 아침 일찍 출근한다고 집을 나선 아들의 전화를 받고 급히 운전대를 잡아야 했다고 한다. 

 

최 씨는 “아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빈자리가 ‘0’이라고 표시된 버스만 온다며, 몇 차례 버스를 보낸 뒤에야 근처 역으로 자신을 태워 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출퇴근길이 불편해졌지만 안전을 이유로 입석을 금지하는 상황을 이해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신동훈 씨(30)는 “10·29 참사로 인해 입석 금지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공간이 좁은 버스 특성상 더 큰 사고로 번질 수 있기에 아쉽지만 이해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입석 금지를 시행하는 현 상황을 납득하기는 어려워했다.

 

직장인 조현성 씨(34)는 “압사 사고랑 입석 금지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광역버스를 탔을 때 압사할 정도로 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수빈 씨(30)는 “‘입석 금지’를 버스회사가 시행한 걸로 아는데, 그동안 이러한 현상을 방치하다 대안도 없이 갑작스럽게 시행했는지 묻고 싶다”고 따져 물었다.

 

‘입석 금지’로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지만, 당분간 해소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와 경기도가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버스 공급을 점차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차량 증차와 기사 모집 등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관련 기사 7면: 승객들 불편 야기한 '광역버스 입석 금지'…사전 조치 미흡 지적)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이설아·정준혁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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