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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침해 반복되는 출판계…“저작자 권리 지켜야”

창비, 선 연극 계약 논의 후 통보…‘검정고무신’ 논란 등
출판업계 “계약할 때 2차 저작권 내용 명확히 정해야”
‘표준계약서’ 있으나 출판계·정부 입장 달라 논쟁 지속
김기태 교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은 저작권자 권리”
과거 관행적으로 권리 위임 “출판사, 저자 권리 지켜야”

 

출판계에서 원작자 동의 없이 2차 저작물을 제작해 논란을 빚는 일이 반복되자 ‘2차적 저작물 작성권’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출판업계에 따르면 출판사 창작과비평(창비)은 소속 작품인 손원평 작가의 소설 ‘아몬드’가 작가나 출판사의 허가 없이 고양문화재단 주관, 용인문화재단 주최 연극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10월 17일 알았다.

 

이에 다음 날인 18일 제작·극단 측에 항의와 함께 ‘계약 조건’ 전달을 요청했다. 이후 공연 4일 전인 11월 29일 극단 측 계약 조건을 최종 수령했고 그제야 저작권자인 손 작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즉 출판사는 재단 측이 사전 협의 없이 저작물을 극화한 것에 항의를 하고 최종 계약 조건을 수령한 뒤에야 저작권자에게 알린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논란이 되자 창비는 5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2차적 저작물 관리에 있어 저작권자의 허락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간과하고 저작권자의 권리를 충실히 보호하지 못했다”며 손 작가에게 사과했다. 

 

1990년대 한국 만화 대표작으로 꼽히는 ‘검정고무신’도 2차 저작물 작성권 문제로 갈등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2020년 6월 한국만화가협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검정고무신’의 창작자들이 작품의 2차 저작물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2차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작가들은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올해 10월 ‘검정고무신’ 극장판 2편이 개봉하자 원작 만화를 그린 이우영 작가는 “극장판 1편처럼 검정고무신 캐릭터 대행회사가 제 허락도 구하지 않고 원작자인 제가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중임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벌이고 있는 일”이라 문제를 제기했다. 출판사·제작사인 형설앤은 반박했고 결국 이들은 법적 분쟁을 치르고 있다.

 

작가의 저작물을 보호해야 할 출판사에서 되려 작가의 동의 없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묘안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출판물 사업 관련 모든 계약이 출판사와 작가 개인 간 계약으로 상이한데다, 표준계약서를 두고도 양측의 간극이 커 논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업계 관계자 A씨는 7일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처음 계약할 때 영화화·해외 수출 등 2차 저작물 작성을 출판사에 위임하거나 안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출판사는 2차 저작에 대해 저작권자인 작가에게 묻고 진행하기도 하고 진행한 뒤 통보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A씨는 “여러 출판 단체들이 모여 ‘출판계 통합 표준계약서’를 만들었는데, 2차 저작물 작성권 등이 규정돼 있다”면서 “계약을 체결할 때 그런 것들(2차 저작권 관련 내용)을 명확히 정해 놓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불공정 계약을 막기 위해 ‘출판 표준계약서’가 마련됐지만 여전히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출판계가 내놓은 ‘표준계약서’는 2차 저작권과 관련해 수익 배분을 정한 뒤 출판사에 ‘위임’ 하는 등 협의의 대상으로 놓고 있는 반면, 정부가 고시한 표준계약서는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가 저작권자에게 있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후 작가나 단체들은 출판계의 표준계약서에 반발을, 출판계는 정부가 내놓은 표준계약서 고시를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하는 등 서로가 큰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저작권 전문가이자 출판 평론가 김기태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는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은 저작권자한테만 있는, 출판권보다 훨씬 더 큰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출판사가 출판권에 파생하는 다른 권리를 관행적으로 위임받아 진행해 문제가 생겼다”라며 “출판사는 저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지켜주는 쪽으로 기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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