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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교사로 행복하기

 

얼마 전 MBC 프로그램 《PD수첩》에서 교사와 관련된 방송이 하나 송출되었다. 제목은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 제목처럼 아동학대범이 된 교사들의 이야기였다. 방영 직후 교사 커뮤니티가 술렁거렸다. 초반 내용을 보고 심장이 떨려서 차마 영상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는 사람이 있었고, 교사가 아동학대범이 되는 건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과 비슷하게 운 나쁘면 생기는 일이 되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통 그 자체였다.

 

파급력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공중파 방송의 힘은 대단했다. 평소에 교직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 없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해왔다. “정말 요즘 교사는 방송에 나온 것처럼 서비스 받으시는 분들 기분 나쁘면 아동학대범 되는 거야?” “응, 저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단다.” “나는 나중에 애 낳으면 안 저럴게.” “좋은 자세다. 그 마음 잊지 않도록.” 처음으로 교사 아닌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공감을 받는 순간이었다.

 

가뜩이나 학교를 생각하면 힘이 빠지는 일만 잔뜩 있는 시기였다. 여기에 인터넷에 교사 관련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넘실대는 걸 자꾸 보니 마음이 돌덩이를 매단 듯 무거워지며 머리가 아파졌다. 새 학기에 어린이들과 어떻게 관계 맺기를 하느냐가 1년을 좌우한다. 이대로 우울하게 학년 초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학교에서 행복해지는 순간들을 찾아 크게 확대해서 좋은 점만 보려고 노력했더니 몸과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교실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이들과 사랑과 친절을 나눌 때이다. 저학년 담임을 하면 예쁘고 쓸모없는 물건들이 책상에 쌓인다. 나를 캐릭터로 만들어서 그려주기도 하고, 약 봉투와 알약 모양, 캐릭터 모양의 편지지에 짧은 내용을 담아서 주기도 한다. 가끔은 달려와서 안기고, 칭찬해주면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감정을 정제하거나 숨기는 방법을 모르는 어린이들을 보면 작은 인간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새삼 깨닫는다. 역시 아이들과 함께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순간들도 있다. 수업을 열심히 들으려고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을 볼 때 신이 난다. 발표를 너무 하고 싶어서 계속 손을 들면서 팔 아파하는 모습, 문제 하나를 열중해서 바라보는 모습도 즐겁다. 아직은 교사의 말이 절대적이라고 믿고 규칙을 지키려는 마음들이 느껴질 때 힘이 난다. 또, 재밌는 수업을 계획하며 뿌듯함을 느끼고 실제 수업했을 때 아이들 반응이 좋으면 성취감을 얻는다.

 

생각해보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순간들은 모든 교사들이 매일 하는 일들이다. 일상의 습관이 행복하지 않으면 회색빛 회사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채로 교단에 서야 한다. 억지로 교단에 서 있기엔 2023년의 교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교사로서 행복하려면 작고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를 닦아 반짝반짝하게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교직의 어두운 면만 보고 있기에는 교사를 바라보는 작고 투명한 눈들이 너무 많다. 힘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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