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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들’이 건네는 죽음에 대한 위로

경기도극단 연극 ‘죽음들’
‘2023년 창작희곡 공모전’ 당선작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이들을 위한 위로
의인화된 ‘죽음’으로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선 전해

 

“나랑 같이 있을 거예요. 내가 계속 옆에서 다 알려줄 거예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죽음을 앞둔 이에게 보내는 따뜻한 말 한마디. 하지만, 이 위로를 보내는 존재는 다름 아닌 ‘죽음’이다. 과연 ‘죽음’이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경기도극단이 2일부터 7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이는 연극 ‘죽음들’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안의 세계’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밖의 세계’, 두 개의 시공간을 통해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안의 세계에서는 ‘딸’과 ‘아들’이 밖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죽음의 여정을 걷고 있다. 밖의 세계에서는 수학자 ‘지율’의 엄마인 ‘혜자’가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옆에는 ‘늙은 죽음’과 ‘젊은 죽음’이 함께한다.

 

작품 속 늙은 죽음과 젊은 죽음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우리와 같이 일상을 보낸 존재들이다. 지율에게 병원가는 길을 묻거나 혜자에게 ‘전에 만난 적 있다’며 반가워하고, 어린 아이에게 킥보드 타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며 우리 곁에 머문다. 마치 친구처럼.

 

작품을 연출한 김정 경기도극단 상임연출은 “‘죽음들’ 역시도 사람들 속에 섞여 있게 만들고 싶었다”며 “저승사자라든지 해골과 같은 뻔한 방식으로 노출되는 것이 아닌 스펙트럼이 넓은 인물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두 죽음들 외에도 극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밖의 세계에서 ‘삶과 수학’ 시리즈를 강연하는 수학자 지율뿐만 아니라 딸과 아들의 여정을 안내하는 가이드와 밖의 세계로 나갈 때 필요한 부분들을 채워주는 육상선수, 노래하는 사람, 쉬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 등 우리는 알 수 없는 안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극은 끊임없이 전환되는 안과 밖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의 움직임과 조명, 음향 등에 많은 신경을 썼다.

 

별들로 가득 찬 우주와도 같은 무대에서 등장인물들은 물 속을 유영하듯 가볍고 느릿한 동작을 선보이고, 출연진 모두가 동시에 무대에 올라 탄생을 위한 죽음으로 가는 흥을 표현하기도 한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와 달리, ‘죽음들’은 경쾌함과 다채로운 색을 담아 죽음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죽음들’이 함께한다고, 혼자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한편, ‘죽음들’은 경기도극단 ‘2023 창작희곡 공모전’ 당선작으로, 황정은 작가가 집필했다. 혜자 역에 김지희, 지율 역 이은, 늙은 죽음 역 김성태, 젊은 죽음 역 최예림, 딸 역 육세진, 아들 역 노민혁 등이 출연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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